국제금융센터 분석…대부분 환위험 헤지로 기대 반감
정부가 최근 환율 안정을 위해 비과세 혜택을 비롯한 국외펀드 투자 확대 방안을 내놨지만, 대부분의 투자가 선물환을 통한 환 위험 헤지를 하고 있어 환율 상승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28일 ‘국외펀드 투자 동향 및 과제’ 보고서에서, 국내 근거법에 따라 설정된 국외투자펀드의 60% 이상이 증권선물거래소의 달러 선물을 통해서 환 헤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달러·엔·유로 등 주요 통화 표시 자산의 경우, 증권선물거래소의 원·달러 선물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달러·엔 및 유로·달러 선물 등을 통한 헤지 비율이 90%를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많이 늘어난 대 중국 투자도 대부분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데다 홍콩 달러가 미국 달러에 고정돼 있어 원·달러 선물 등을 통한 헤지가 가능하다.
외국에서 설정돼 국내에서 판매되는 역외펀드의 경우 외국 자산운용사가 조세회피지역 등에 설립한 펀드라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대부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통해 헤지가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국외 증권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나 달러 선물환, 차액결제 선물환 거래 등을 통해 환 위험 헤지가 이뤄짐에 따라 헤지 부분만큼 환율 상승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며 “예를 들어 100% 헤지가 이뤄진다면 환율 상승 효과는 0%가 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는 국외 투자가 늘면 달러 수요가 많아져 상대적으로 원화값이 떨어지겠지만, 환 헤지가 걸려있을 경우 선물 거래 등을 통해 반대로 달러를 내놓게 되므로 환율 안정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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