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 차보험 특약 별볼일 없네
애완견 사망 부의금…결혼식 취소 위로금
판매 부진 실효성 없어
금감원 4월까지 폐지
2003년 9월 ㄷ화재는 업계 최초로 ‘애완견사고 담보특약’을 내놨다. 단돈 100원의 보험료만 추가하면 교통사고로 애완견이 죽었을 때 최고 100만원을 보장하는 것이 뼈대다. 애완견 붐이 일면서 개를 차에 태우고 운전하는 여성 운전자가 많아진 세태를 겨냥해 생긴 상품이다. 언론을 통해 ‘여성을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극찬받은 이 상품은 이듬해 업계 전체로 퍼지면서 그해 ‘보험업계 10대 뉴스’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 상품은 지난해 말까지 3년여에 고작 34건만 판매됐다. 보험금이 지급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ㅅ화재는 지난해 초 결혼식 당일 교통사고로 결혼식이 취소되면 위로금 500만원을 지급하는 ‘결혼비용 담보특약’을 개발했다.
건당 1650원의 저렴한 보험료를 책정했지만, 판매실적은 115건에 머물렀다. 역시 보험금을 지급한 사례는 없었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내놓은 881개의 자동차보험 특약 상품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이처럼 보험사고 발생 가능성이 낮거나 수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율경쟁 체제가 도입된 198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손보업계가 차보험 분야에서 기록한 누적 적자는 6조5천억원을 웃돈다. 김철영 금감원 특수보험팀장은 “손보업계가 실효성 없는 특약 상품 경쟁을 자제하고 실질적으로 보험금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수지를 맞추려고 보험료만 수시로 올리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손해보험협회와 손보사들이 참여하는 ‘자동차보험 특별약관정비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오는 4월까지 실효성이 없거나 불합리한 특약을 폐지하거나 통·폐합하기로 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금감원은 이에 따라 손해보험협회와 손보사들이 참여하는 ‘자동차보험 특별약관정비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오는 4월까지 실효성이 없거나 불합리한 특약을 폐지하거나 통·폐합하기로 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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