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2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방기금 기준금리를 지난해 6월 이후 7번째로 0.25%포인트 올렸다. 연준은 특히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몇달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고 지적해, 앞으로 금리인상이 좀 더 공격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값은 강세를 보였으나, 유동성 위축 우려로 미국과 우리나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증시의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관련기사 30면
■ 연준 금리인상 속도 빨라질 듯=이번 금리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2.75%로 올랐다. 금리 인상 폭은 시장이 예상한 수준이었다. 연준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신중한(measured)’이란 표현을 그대로 썼다. 그러나 연준이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성명을 통해 “최근 몇달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고 지적한 것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라일 그램리 전 연준 이사는 <블룸버그 통신>에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6월에 0.5%포인트를 올릴 수도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가 분석가들은 연준이 올해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3.5~4.0%까지 올릴 것이라고 예상해왔으나, 조만간 전망치를 높여잡을 것으로 보인다.
■ 단기 달러강세, 약세 기조는 못바꿀 듯=이날 미국의 국채(10년만기) 수익률은 전날보다 0.1%포인트 오른 연 4.62%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로 솟았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치가 달러당 105.62엔으로 전날보다 0.43엔 올랐다. 이는 수익률이 높아진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달러가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기 시작한 지난 1월 중순부터 엔·유로 등 주요 통화에 비해 강세로 돌아섰다. 원화가치만 달러에 비해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금리인상으로 인한 달러강세 효과는 단기에 그치고 달러 약세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금융연구원 박해식 연구위원은 “금리인상이 미국의 내수 소비를 조금 줄이더라도 대외 지불 이자 등이 너무 많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인상은 달러약세를 일시적으로 저지하는 구실 이상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남구 기자, 외신종합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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