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인수’ 판결도 안났는데…
지분 14%·극동건설 등 매각
지분 14%·극동건설 등 매각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지분 일부를 처분하고 극동건설과 스타리스를 매각하는 등 한국 탈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헐값 매각’과 관련한 법원 판결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지분을 매각한데다, 현행법상 매각 차익에 대한 과세도 쉽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론스타는 22일 외환은행 주식 8770만주(13.6%)를 국내외 144곳의 기관투자자들에게 주당 1만3600원에 처분해 약 1조1900억원의 투자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또 이날 극동건설을 웅진그룹에 6600억원에 매각하고, 리스회사인 스타리스를 효성에 3023억원을 받고 팔았다. 론스타는 세 회사 지분 매각으로 2조1천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외환은행 지분 매각은 대출금 상환이 목적이며, 나머지 지분 51.02%는 계속 보유할 계획”이라며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성장을 돕고 장기적인 기업 비전을 함께할 전략적 투자자를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이번 외환은행 지분 매각으로 지금까지 받은 배당금(3542억원)을 포함해 모두 1조5469억원을 가져가 투자원금(2조1548억)의 71.8%를 회수하게 됐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지분 50%+1주’의 매각 금액이 최소 5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만큼, 론스타는 외환은행 주식 매매로 4조원 이상의 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론스타는 이날 지분 매각분에서만 810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론스타는 또 극동건설과 스타리스 매각에서도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 1700억원에 인수한 극동건설의 경우 인수 이후 유상감자와 배당을 통해 가져간 2200억원을 포함해 모두 8800억원을 회수해 710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1500억원에 인수한 스타리스는 3023억원에 매각해 차익이 1523억원에 이르렀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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