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여신과 소액신용대출 추이
내년 체크카드·자기앞수표 발행 등 업무 확대
부동산대출 치중·고리대 논란…투명성도 과제
부동산대출 치중·고리대 논란…투명성도 과제
#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편의를 도모하고 거래자를 보호하며 신용질서를 유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상호저축은행법 제1조)
상호저축은행을 옥죄었던 규제가 풀리고 있다. 하지만 서민금융기관으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만 풀어놓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저축은행은 내년 1월부터 저축은행 이름의 체크카드를 선보이고 3월부터는 자기앞수표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재정경제부가 지난해 12월 불법 대부업체 등 사금융 피해를 줄이고자 저축은행의 업무영역을 확대하는 내용의 규제 완화를 허용해준 데 따른 것이다. 재경부는 또 저축은행에 펀드 판매와 중소기업 정책자금, 공무원연금급여 등도 집행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저축은행의 수익기반을 확충해 줌으로써 서민들에 대한 대출 여력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김석원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서민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저축은행의 영업점 증설이 필수적”이라며 “금융 당국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는 ‘고리대업체 뺨치는 저축은행’이라는 논평에서 “저축은행의 고금리 정책을 낮추라”고 요구했다. 이 논평에선 ㅎ저축은행의 직장인 대출 대상이 만 20~45살로 한정돼 45살 이상은 아예 대출심사 대상에도 끼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저축은행은 현재도 연리 50~60%대(연체이자 포함)의 대출관행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업정지된 회사를 제외한 전체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2003년 1900억원에서 2005년 6700억원, 2006년에는 7200억원 가량으로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액 신용대출 규모도 2005년 1조5천억원에서 2006년 1조1천억원, 올해 3월 말 현재는 8000억원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저신용 서민층들은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살인적인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 저축은행은 소액 신용대출에서 손을 놓다 보니 리스크 관리 기법도 떨어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부촌 쏠림 현상’ 역시 심각하다. 서울의 경우 저축은행 본점과 지점을 합쳐 점포가 104개인데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에만 절반 이상인 56개가 몰려 있다. 저축은행이 서민 재산 증식보다 강남 부유층의 재테크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이 거듭나기 위해선 외형적인 사업 팽창에 앞서 내부의 투명성 강화가 먼저라고 지적한다. 이건범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이 부실화된 데는 경영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기 때문”이라며 “저축은행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건전·투명 경영을 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감독당국은 저축은행의 부실을 털어내도록 한 뒤, 건전성이 높은 저축은행에 한해 저리의 정책자금을 지원해 이를 소액 신용대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이 틈새시장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건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소액 신용대출 시장이나 신용등급이 6~7등급인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등은 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저축은행 대출 내역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이 거듭나기 위해선 외형적인 사업 팽창에 앞서 내부의 투명성 강화가 먼저라고 지적한다. 이건범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이 부실화된 데는 경영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기 때문”이라며 “저축은행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건전·투명 경영을 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감독당국은 저축은행의 부실을 털어내도록 한 뒤, 건전성이 높은 저축은행에 한해 저리의 정책자금을 지원해 이를 소액 신용대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이 틈새시장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건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소액 신용대출 시장이나 신용등급이 6~7등급인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등은 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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