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이어 하나생명등 인수 추진
아시아 신흥시장 진출 전략 일환인듯
아시아 신흥시장 진출 전략 일환인듯
‘고 이스트(Go East)?’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한국과 베트남 등에서 공격적으로 금융회사 인수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콩상하이은행은 하나생명 지분 49%를 인수하기 위한 실사 작업을 마치고 하나금융그룹 쪽과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하나생명 외에 동양생명과 금호생명 등에 대한 지분 참여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움직임은 외환은행 인수를 전제로 국내 방카슈랑스(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홍콩상하이은행과 하나금융 쪽은 “노 코멘트”라며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있다.
14일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홍콩상하이은행이 자산 규모 10억달러의 베트남 국영 보험회사 바오 비엣의 지분 10%를 2억5400만달러(약 2360억원)에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바오 비엣은 베트남에서 4만명의 직원과 526개 지점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2억7200만달러, 순이익 2700만달러를 올렸다. 홍콩상하이은행은 이미 베트남 테크컴뱅크 지분 15%를 인수하기도 했다.
홍콩상하이은행의 이런 행보는 리스크가 높더라도 수익이 높은 신흥시장에서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그린 홍콩상하이은행 회장은 지난 8일 뉴욕 소재 주주행동주의 투자자인 에릭 나이트가 ‘신흥시장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우리는 이미 분명한 전략을 갖고 있으며 신흥시장에서의 지점망 개발과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홍콩상하이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이 신흥시장 진출 확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단순히 은행 영업만 하기 위해 20%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주겠느냐”며, 홍콩상하이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에는 은행·증권·보험 등을 결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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