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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나 은행맞아?” 펀드.방카에 편중

등록 2007-09-27 07:30

올 들어 은행들이 앞다퉈 신상품을 쏟아냈지만 전통적인 은행의 여.수신 상품들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금융자산이 펀드, 증시 등 위험자산으로 옮겨가면서 경쟁력을 갖춘 예금과 대출 상품을 개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 고유 신상품..가물에 콩 나듯 =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들어 165개의 신상품을 선보였지만 이 가운데 펀드와 방카슈랑스를 제외한 순수 은행 상품은 58개에 불과했다.

신상품 3개중 1개꼴이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상품의 제목만 바꾼 게 대부분이다.

올 하반기에도 16개 상품을 내놨지만 `와인정기예금'과 `KB윈윈기업대출'을 제외하면 나머지 14개는 한시적으로 매달 판매해 온 `지수연동 정기예금' 시리즈다.

다른 은행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은행이 올해 출시한 총 105개의 신상품 가운데 순수 은행 상품은 27개였고, 우리은행은 94개 중 38개에 불과했다.

이 같은 현상은 증시 활황으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은행 고유 상품이 고객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데다 은행들도 수수료 수입을 올리기 위해 펀드, 방카슈랑스 판매 대행에 열을 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상품개발 담당자는 "아직까지 금융기관 간 상품 장벽이 있기 때문에 획기적인 은행 상품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신상품 개발에 대한 압박은 심하지만, 아이디어 고갈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은행 위기감 심화..수신상품 강화 = 이에 따라 은행들의 위기감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은행 예금이 증시와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로 계속 이탈하면서 고금리 특판예금이나 시장성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은행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스윙 계좌(Swing Account)와 같은 수신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윙 계좌는 요구불 계좌의 예금액이 일정액 이상이면 그 초과분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계좌로 옮겨주는 상품이다.

하나은행의 `하나 빅팟(BigPot) 통장'은 출시된 지 보름여 만에 3만9천800계좌를 유치했고 우리은행의 AMA통장 실적도 일주일 만에 1만6천계좌의 가입 실적을 올렸다.

기존 상품에 대한 서비스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여성명품통장' 판매 1주년을 맞아 여성 암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대상을 넓히고 수수료 면제 혜택을 늘리는 등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상품 판매를 늘리고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만기가 돌아온 예금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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