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양수도 계약으로 높은 매매차익을 남긴 주요 사례
올들어 106개사…장세 활황 7월 이후 68곳 집중
주가급등 뒤 처분…잦은 최대주주 변경 주의 필요
주가급등 뒤 처분…잦은 최대주주 변경 주의 필요
코스닥시장에서 올 들어 주식 활황기를 틈타 부실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경영권 양수도 체결 방식에 의한 기업 인수·합병이 매달 평균 17건씩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빈번하게 오간 기업의 경우 대부분 실적 개선보다는 최대주주 변경과 새 사업 진출 따위의 ‘장밋빛 전망’을 제시해 투자자를 끌어 모은 뒤 시세차익을 노려 지분을 급히 되파는 사례가 상당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1일 증권선물거래소가 내놓은 ‘2007년 코스닥시장 경영권 양수도 계약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126개 기업에서 153건의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맺어졌는데,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2건이 활황 장세가 두드러진 7월 이후에 집중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권 양수도 계약 체결 기업의 84%에 이르는 106개사는 적자기업이거나 관리종목 및 투자유의종목이었다. 업종별로는 영상·음향·통신장비 업종이 34개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정보처리·컴퓨터운영(21개사), 기타 기계·장비 제조업(12개사) 순이었다.
게다가 이들 인수·합병시장의 ‘먹잇감’인 부실기업들은 대부분 흑자기업보다 높은 비율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기업의 경우 주당 인수가격이 전날 종가에 비해 157%가량 높은 데 반해, 적자기업과 관리·투자유의종목은 각각 185%와 220% 높게 체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적은 지분율로 손쉽게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는 데다 앞으로 실적 개선을 통해 주가 상승으로 많은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거래소는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맺은 126개사 중 32개사(25.3%)는 9개월을 못 채우고 경영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되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2개사의 평균 보유기간은 213일(약 7개월)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본부 김병률 공시총괄팀장은 “빈번한 경영권 양수도 계약은 단기간에 지분 인수와 매각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매매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머니게임 성격이 강하다”면서 “최대주주 교체가 빈번한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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