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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은행들 연체 등 ‘불량정보’만 공유

등록 2007-11-19 19:17수정 2007-11-19 23:04

시중은행별 신용정보회사(CB) 정보 활용 현황
시중은행별 신용정보회사(CB) 정보 활용 현황
‘신용등급’ 떨어지긴 쉽고 올리긴 어렵다 했더니…
“우량정보는 영업기밀” 공개꺼려
“평가예측성 높여야” 개선 촉구

시중 은행들이 연체기록 등 ‘불량 정보’는 공유하면서도 대출 상환 실적 같은 ‘우량 정보’ 공유에는 인색해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이 신학용 통합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시중은행별 신용정보회사 정보 활용 현황’을 보면, 시중 은행들이 신용정보회사의 연체기록과 신용정보 조회기록 등 불량 정보를 주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매기는 개인신용등급은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때 금리 수준을 결정하거나 대출한도를 정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자료를 보면, 국민은행은 신용정보회사로부터 받은 연체정보, 대출현황, 신용카드 개설건수, 신용정보 조회기록 등을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대출현황), 신한은행(신용정보 조회기록), 하나은행(연체정보·신용정보 조회기록)도 상황은 비슷했다. 연체 기록이 있거나 대부업체 조회 기록이 있을 때는 은행에서 금리가 뛰거나 대출받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들 은행들은 대출상환이나, 예금, 펀드가입 실적, 신용카드 이용 실적 등 우량 정보는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은행들이 신용등급 산정을 불량 정보 위주로 하다 보니, 신용등급이 하락하기는 쉬운 반면 올라가기는 힘들다. 활용할 만한 우량 정보가 별로 없으니 한번 떨어진 신용등급을 다시 끌어올리기가 어려운 것이다.

은행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우량 정보를 다른 은행들과 공유하기를 꺼리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대형 은행 신용평가 담당 간부는 “은행들마다 각각의 신용평가 노하우가 있는데, 이를 공개하는 것은 영업기밀을 내놓는 것과 다름없다”며 우량 정보 공유에 반대했다. 하지만 외국계 은행의 개인신용정보 담당 상무는 “고객 정보는 대형 은행들의 ‘영업기밀’이 아니라 ‘고객 정보’로 여기도록 감독당국이 신용정보체제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보를 공유할수록 고객뿐만 아니라 은행들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연합회에 모인 신용정보를 갖고 금융거래 실적이 연체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해 봤더니, 정보 공유를 하면 정보 공유를 하지 않을 때보다 연체율이 낮아져 신용정보의 경제적 가치가 연간 약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특히 불량 정보만으로 신용평가를 하게 될 경우 저신용자들이 불이익을 크게 받는 만큼 이들에 대한 신용평가 체계를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학용 의원은 “서민금융시장에 진출한 은행들이 수익성을 높이려고 중간 등급인 5~6등급 고객층의 등급을 하향 시킬 우려도 있다”며 “은행들이 우량 정보를 어떻게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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