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무분별 설정 말고 투자자가 선택을”
국외펀드 투자 때 펀드 판매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환헤지 여부를 자세히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환헤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투자자들이 본의 아니게 손실을 보거나 무분별한 환헤지가 환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한겨레> 2007년 12월24치 16면)
국제금융센터는 14일 발표한 ‘해외 펀드 환헤지 효과 및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국내 설정 국외펀드의 환헤지 비율은 81% 수준으로 지나치게 높다”며 “변동성이 큰 주식상품에 투자하면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환위험을 헤지하는 것은 일반적인 국제 관행과 다르다”고 밝혔다. 환헤지의 효용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난해 국외 투자 비중이 높은 8개 지역의 환헤지 효과를 살펴보니, 환헤지를 안 했더라면 평균 6.86% 추가 이익이 가능했다”며 “여기에 평균 환헤지 비용 1.28%까지 감안하면 환헤지를 안 했을 경우 평균 8.14%의 추가 수익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외 투자 활황 초기에는 투자자들이 환헤지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환헤지가 포함된 펀드 상품들이 주로 판매돼 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과도한 환헤지는 원·달러 환율 하락, 스와프 시장 왜곡, 단기 외채 증가 등의 부작용도 낳고 있다.
보고서는 “국외펀드 판매회사들은 환헤지 비용이 투자자에게 돌아간다는 점, 환헤지의 비용 수준과 그에 따른 위험 내용 등을 투자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해주고 환헤지 여부를 투자자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연말 금융감독원은 국외펀드 환헤지 여부에 대한 설명 의무화 등을 담은 ‘모범 투자설명서’를 자산운용업체들에 배포하고 판매사가 고객에게 펀드 환헤지 비용, 환헤지에 따른 손익 등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지도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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