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전세자금대출 ‘위험도’ 50% 낮추기로
금리 낮아지고 한도 늘듯…다음달 말 시행 예상
금리 낮아지고 한도 늘듯…다음달 말 시행 예상
전셋값 상승으로 지난해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다음달부터 저축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가 다소 쉬워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29일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1억원 이내 임차보증금 대출 가중치를 기존 100%에서 50%로 낮출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말은 전세자금대출도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수준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해준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저축은행의 회계장부상 전세자금대출 위험도가 기존에 비해 50% 낮아진 것으로 인정돼, 대출금리를 낮추고 대출한도를 늘린 대출상품 판매가 활기를 띨 수 있게 된다.
이런 조처는 규정 변경사항이어서 다음달 22일께 금융감독위원회 본안건으로 상정돼 처리돼야 바로 시행된다. 현재 저축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12~13%선이다. 평균 대출금액은 3천만원, 대출한도는 1억원선이다.
금융감독원 상호저축은행감독팀 관계자는 “기존에는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위험가중치가 2배 가량 높아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꺼렸다”면서 “규정이 변경되면 서민들이 저축은행으로부터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것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다만 연간 누적 연체일수가 30일 이상인 경우에는 위험가중치를 75%, 60일 이상인 경우에는 100%를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전세자금 대출 현황을 보면, 전셋값 상승 탓에 대출 규모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청약 가점제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집값 급등세가 주춤해지면서 주택 구입을 미루는 사례가 늘어난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주택금융공사가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으로 무주택 서민들의 전세자금 대출에 보증을 서준 금액은 모두 2조5366억원으로, 전년도에 견줘 8046억원(46.5%)이나 늘어났다.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 보증은 만 20살 이상 부양가족이 있는 가구주나 결혼 예정자가 담보나 연대보증 없이 은행에서 전세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신용보증을 해주는 제도다. 기금의 보증한도가 은행 대출액의 9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은행들이 공급한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약 2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자금 보증 공급액은 2005년 1조8140억원에서 2006년 1조7320억원으로 800억원 가량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급증세로 돌아섰다.
기한연장을 뺀 신규 보증규모도 작년 1조7104억원으로, 전년의 1조670억원에 견줘 6천여억원 늘어났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기한연장을 뺀 신규 보증규모도 작년 1조7104억원으로, 전년의 1조670억원에 견줘 6천여억원 늘어났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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