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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시중은행 집중 판매한 중국펀드 뜯어보니
고객이익 ‘뒷전’ 제식구 밀어주기 ‘골몰’

등록 2008-03-13 20:53

2007년 은행 계열사들의 중국펀드 수익률 비교
2007년 은행 계열사들의 중국펀드 수익률 비교
국민·신한·하나 계열사 운용 펀드 가장 많이 팔아
동종 펀드 평균 수익률 58% 보다 낮은 33~52%
시중 은행들이 지난해 중국펀드 열풍 때 계열사가 운용하는 중국펀드를 집중 판매했으나 이들 펀드의 수익률은 같은 유형의 펀드 수익률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투자자들의 이익보다는 계열사 밀어주기에 힘을 쏟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한겨레〉가 국내 4대 은행이 지난해 판매한 상위 펀드 10개의 실적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신한은행이 지난해 판매한 중국펀드 가운데 1, 2위는 모두 계열사인 신한BNP파리바가 운용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계열사가 운용하는 ‘하나UBS차이나’를 가장 많이 판매했고, 국민은행 역시 KB자산운용의 중국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다. 우리은행은 10위 안에 계열사가 판 중국펀드가 없었다.

하지만 이들 펀드의 운용 실적은 평균 이하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분석한 77개 중국펀드의 지난해 유형평균 수익률은 58.11%였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많이 판 ‘봉쥬르차이나주식투자신탁’과 국민은행이 많이 판 ‘KB차이나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52.35%, 33.15%로 유형평균 수익률을 밑돌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펀드 열풍이 확산된 점을 감안해 6개월 평균 수익률을 따져 보면, 중국펀드의 유형평균 수익률은 32.78%였다. KB차이나주식형(32.22%)과 봉쥬르차이나주식투자신탁(31.21%)은 평균에 근접했으나, 하나UBS차이나주식투자신탁(24.84%)은 평균에 못 미쳤다.

시중은행들은 또 지난해 자신들의 계열사와 은행의 이익에 부합하는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판매 상위 10개 펀드 가운데 신한BNP파리바가 운용하는 펀드가 여섯 개나 들어갔다. 자회사가 판 펀드 규모는 8조6322억원으로 상위 10개 펀드 판매액(10조3251억원)의 83.6%에 이른다. 하나은행은 판매 10위권 안에 하나UBS가 운용하는 펀드가 3개 포함됐고, 우리은행은 우리CS가 운용하는 펀드 2개가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우리은행은 최대 고객인 삼성그룹과 관련된 한국삼성그룹적립식 펀드를 판매 5위에 올려놓았다.

한 시중은행의 펀드 담당 팀장은 “펀드선정위원회를 열어 수익률 등이 좋은 펀드를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지만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수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은행들이 집중적으로 판매한 중국펀드보다 수익률이 좋은 펀드들이 분명히 여럿 됐지만 은행들은 그런 펀드들을 외면해 고객의 선택권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며 “은행들이 고객에게 다양하게 정보를 준 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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