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척 시장’ 위험요소 살핀 뒤 투자를
브라질, 꾸준한 상승세…성장 계속 될지는 미지수
중동·아프리카, 석유 맹신 금물…주변정세 살펴야
인도네시아, 풍부한 천연자원 강점…물가급등 주의
중동·아프리카, 석유 맹신 금물…주변정세 살펴야
인도네시아, 풍부한 천연자원 강점…물가급등 주의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이 고전하고 있는 사이에, 신개척 시장이 틈새 투자처로 뜨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은 경기 둔화로,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은 거품에 대한 우려로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높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겐 또다른 ‘금맥’을 찾아낸 심정일 테지만, 고수익엔 고위험이 따르기 마련이어서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작지만 꾸준한 수익은 브라질 브라질은 원자재값 상승과 세계 주요 증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 위협 요인인 물가는 지난달 4.75% 올라, 7~8%나 오른 중국과 인도보다 안정적이다. 성장성과 더불어 상대적인 안정성을 지닌 덕분에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는 연초부터 상승세를 탔다. 석달 동안 12.09%나 올라 28일(현지시각) 6만5677.74를 기록했다. 멕시코, 캐나다에 이어 세계 3위의 상승률이다.
그러나 너무 많이 올랐다는 면에서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물가 안정이나 신용등급 상향 등 호재는 브라질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2003년부터 시작된 브라질 증시의 상승 동력이 올해에도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대박’을 안겨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브라질 정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것도 주의할 점이다.
■ 중동·아프리카에 석유는 없다 중동·아프리카 펀드의 대표 투자처는 터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특히 중동 펀드에서 비중이 큰 터키는 유럽 시장과의 연관성이 크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분석가는 “신개척 시장을 볼 때는 주변국의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며 “터키 시장은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름값이 오르니 산유국이 많은 중동·아프리카에 투자해 보겠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산유국은 대체로 외국인에게 시장을 전면 개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석유 관련 기업은 대체로 국영기업이기 때문에 증시에 상장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 인도네시아는 물가 주의 말레이시아 투자은행인 시아이엠비(CIMB)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레이몬드 탕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성장하는 내수 시장’이라는 두가지 재료로 투자가치가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물가 상승의 압박을 받고 있어 우려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물가 상승률을 5%로 내다봤지만 올 들어 7.1%나 올랐다. 곡물값이 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박승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는 팜오일과 곡물의 급격한 수출 증가로 물가가 급등하고 있어 정부가 긴축 정책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물가 상승률이 2.7%로 안정됐고, 선진 금융 체계를 갖췄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미국 경기침체의 영향을 직접 받을 수있다는 점에선 위험하다. 박 연구원은 “말레이시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은 맞지만, 정보기술(IT) 업종이 제조업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므로 미국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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