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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맑은 증시’ 너머 먹구름…안심하긴 아직 일러

등록 2008-05-07 21:19

다우지수와 물가지수 추이
다우지수와 물가지수 추이
투자가 워런 버핏 “미 경기 침체” 우려
소비자물가 4월 4%↑…가계부담 커져
원자재값 급등…자동차업체 등 직격탄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 세계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주된 시각이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에서 비롯된 신용위기가 큰 산을 넘자 미국 증시는 3월 중순부터 9% 가까이 올랐다. 국내 증시도 안정세를 찾아가며 지난 3월17일 이후로 코스피지수가 20% 넘게 올랐다. 하지만 오르는 것을 마냥 즐기기에는 불안한 게 사실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아직 남은 암초들을 지나기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눈치다.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는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미국의 경기 침체다. 세계적인 투자전문가인 워런 버핏 역시 “월가의 신용위기는 가장 심각한 상태는 벗어났지만 주택담보 대출자들의 고통은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은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고 앞으로의 과정은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 규모가 앞으로 명확해지면 국내 증시의 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효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손실 규모가 정확한 수치로 발표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국내 증시는 연말까지 한 두 차례 더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이 있고 난 뒤, 신용 위기가 회복되는 데 2~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물가 또한 증시의 커다란 불안 요인이다. 물가가 오르면 가계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다,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는 4.1%나 올랐다. 경기가 좋아져 물가가 완만하게 오르고 실질임금이 함께 오른다면 물가 상승이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최근의 물가 상승은 원자재 값 폭등에서 비롯된 것이라 ‘질 나쁜’ 물가상승이라고 볼 수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으로 해소될 문제가 아닌, 점점 심각해 질 문제”라며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을 따라 잡지 못해 실질임금의 감소로 이어진다면 가계의 부담도 심각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혜택을 입으며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도 원자재값 상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나 전자 관련 기업들이 지금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강철 등의 원자재값이 원가의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가전이나 자동차 분야는 하반기에 원자재값 상승분의 실적 반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애널리스트는 “환율은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이 있다”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거나, 엔화 강세가 수그러들면 그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미국 신용위기의 해소 기대감으로 국내 증시가 올해 말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테지만, 경기 침체 신호와 원자재 값 상승 등의 악재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효근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는 올해 말까지 보면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금보다 높은 수준으로 도약할 것”이라면서도 “골드만삭스가 전망한 기름값 150달러 시대가 오면 물가상승 압력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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