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한 경영에 금융위, 인력·예산삭감 검토
임직원 연봉 1억 안팎…일부선 자구노력도
임직원 연봉 1억 안팎…일부선 자구노력도
‘신이 내린 직장’이라 불리는 증권선물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들이 인력과 예산을 깎는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관은 높은 연봉과 각종 복지 혜택으로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오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기업 경영합리화의 ‘사정권’ 안에 들어간 것이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12일 “전체적인 공기업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증권 유관기관들의 구조조정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들 기관의 수수료 인하 추진도 전반적인 경영 개선 합리화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협회, 증권예탁결제원, 선물협회 등 4개의 증권 유관기관들은 증권·선물회사한테서 걷는 수수료를 20% 내렸다. 금융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조직에 손을 대겠다는 방침이다.
이들 가운데 증권예탁결제원과 증권선물거래소가 우선적인 구조조정 대상으로 떠올라 있다. 이들은 감사원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방만한 경영, 과다한 경비 지출 등으로 지적 또는 징계를 받았다. 또한 이들은 거래대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아 수익을 내는 독점적 사업구조를 가진 공적 기관임에도 임직원들의 연봉이 너무 많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791만원에 이른다. 이는 정부가 관리하는 302개 공공기관 가운데 최고 연봉인 증권예탁결제원(9677만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국증권업협회의 평균 연봉은 8840만원이다.
증권 유관기관의 구조조정 흐름에 발맞춰 일부 금융 공기업은 자체적으로 경영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이미 지난달 ‘경영관리 개선 작업반(태스크포스)’을 꾸려 조직 축소, 차등 성과급제 확대 운영, 복지와 연수 축소, 골프장 회원권 처분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합리화 방안을 내놓았다.
또 증권선물거래소는 9일 이사회를 열어 증권·선물시장의 거래수수료를 20% 내리기로 결정한 데 이어 비용절감 대책을 마련 중이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금감원의 지적을 받은 골프경비와 관련해 골프장 회원권의 일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와 별도로 사업성 경비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연 안창현 기자 xingxing@hani.co.kr
이정연 안창현 기자 xingx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