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왼쪽)과 중국 위안화 환율 추이
지급준비율 인상 이어 상하이지수 1.84% 하락
“보험·전력 등 하락 불가피” “영향 제한적” 전망 엇갈려
“보험·전력 등 하락 불가피” “영향 제한적” 전망 엇갈려
물가 급등과 위안화 강세로 불안한 중국 증시가 지진에까지 시달리게 됐다. 물가 급등 탓에 지급준비율이 인상된 데 이어 지진으로 물가 불안의 우려가 더욱 높아지면서, 13일 3% 넘게 급락하며 시작된 상하이종합지수는 다소 안정되며 66.74(1.84%) 하락한 3560.24로 장을 마쳤다.
중국펀드 투자자들은 불안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국내 증시는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중장기적 악영향을 줄 순 있지만, 지진 자체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증시의 상승 영향으로 1.05% 상승했다.
■ 높아가는 물가 불안에 지진까지 12일 오후 발생한 중국 쓰촨 지역의 지진은 가뜩이나 불안한 중국 증시에 당분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쓰촨성은 중국 서남부 지역의 최대 내수시장인데다 최대의 농산물 생산지여서 물가 상승과 내수 소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물가급등이 큰 문제다. 4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5%나 뛰어, 지진 발생 당일인 12일 중국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16.0%에서 16.5%로 0.5%포인트 높였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폭설은 식품 수급과 전력 공급 문제 때문에 증시에 악재였으나 그 이면에는 지난해부터 누적된 물가 부담이 더 컸다”며 이번 지진도 물가에 악영향을 줄 테지만 피해규모가 폭설 때보다는 작아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물가가 단기간에 잡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팀장은 “중국은 생산요소 가격의 빠른 상승으로 앞으로 3~5년 동안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7%에 이를 것”이라며 “곡물값 상승만으로 연평균 소비자물가지수가 3%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 위안화 절상은 복합적 작용 중국 위안화 절상(환율 하락)은 중국 증시에 복합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3일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달러 환율은 달러당 6.9887위안으로 올해 들어서만 4.3% 절상됐다. 위안화 강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인데, 환율 영향은 업종별로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물가 상승, 경상수지 흑자 부담 등 중국을 둘러싼 경제 변수들이 중국 위안화를 올리고 있다”며 “올해 4분기에는 위안-달러 환율(평균)이 6.6위안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안화 강세로 항공·에너지 등 기름이나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종목은 수혜를 입겠지만, 수출 관련주는 상황이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 한국 증시 전반엔 큰 영향 없을 듯 코트라 집계로는 쓰촨성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50여 곳이다. 삼성전자·엘지전자·하이닉스 등의 판매·영업법인이 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직접적인 피해 대신, 지진 영향에 따라 항공·관광 업종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대지진 소식으로 상장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하나투어·모두투어 등 항공·여행사들에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건설·장비 중심의 시설 복구 관련 업종 등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쓰촨성의 아연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여 국내 아연생산업체(고려아연 등)도 혜택을 입으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진으로 도로와 건물이 붕괴됐고 쓰촨성의 아연 생산에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국내 아연생산업체의 수혜와 재건축 관련 수요 기대감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반면 건설·장비 중심의 시설 복구 관련 업종 등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쓰촨성의 아연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여 국내 아연생산업체(고려아연 등)도 혜택을 입으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진으로 도로와 건물이 붕괴됐고 쓰촨성의 아연 생산에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국내 아연생산업체의 수혜와 재건축 관련 수요 기대감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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