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와 타이거200 지수 추이 비교
ETF 투자요령
지수·스타일·테마형 등 종류별 특징 파악 필수
“장기 투자해야 수익…몰아서 투자하는 건 금물”
지수·스타일·테마형 등 종류별 특징 파악 필수
“장기 투자해야 수익…몰아서 투자하는 건 금물”
회사원 문아무개(28)씨는 지난해 중국 펀드에 투자를 했다가 큰 손해를 봤다. 문씨는 국외펀드와 달리 번거롭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 상장지수펀드(ETF)를 떠올렸다. 지수를 쫓아가는 펀드니 꾸준히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어 사고 파는 것도 편리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상장지수펀드에 투자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문씨는 다시 한 번 고민에 빠졌다. 코스피200을 따라가는 것부터 특정 그룹의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까지 상장지수펀드의 종류가 너무나 많아졌기 때문이다.
우선 상장지수펀드도 다른 펀드와 마찬가지로 각 펀드의 성격을 명확히 알고 골라야 한다. 상장지수펀드는 크게 거래소 지수를 따라가는 지수형 펀드, 성장형·가치형·중소형 등으로 구분한 스타일 펀드, 특정 업종이나 그룹, 국가 등 테마 지수를 따라가는 테마형 펀드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세가지는 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지수형 펀드는 지수를 가장 안정적으로 따라간다는 장점이 있다. 저평가되어 있고, 성장 여력이 있는 주식시장이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스타일·테마 상장지수펀드는 지수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특히 테마형 펀드는 특정 업종이나 종목의 등락에 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상장지수펀드가 안정적이기만 한다는 편견은 버리는 게 좋다. 테마지수를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에 한꺼번에 투자한다는 것은 주식의 한 종목에 몰아서 투자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수형펀드는 안정적인 분산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업종지수를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는 ‘몰빵’보다는 업종별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해 몇몇 업종에 분산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마지수 상장지수펀드에만 투자하는 건 주식 한 종목에만 투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시장 지수와 차이 가 큰 경우에는 시장 평균 수익률에 견줘 10~20%까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상장지수펀드 투자자는 주식 투자자와 달리 단기적인 급등락에 둔해질 필요가 있다. 상장지수펀드의 투자 목적이 ‘장기적 안목에서 지수 상승률만큼의 수익을 거두겠다’는 것이기 때문인데, 다른 인덱스펀드와 달리 상장지수펀드는 매매가 쉽다보니까 작은 급등락에도 환매 욕구가 쉽게 일기 때문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상장지수펀드는 오랫동안 가져가야 수익을 낼 수 있는 펀드인데, 주식처럼 쉽게 매매가 가능해 환매 유혹에 빠져 손실을 입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 투자자는 ‘신상품’에 쉽게 손을 대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상장지수펀드가 다양하게 나오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27개 상장지수펀드 가운데 16개 펀드는 상장된 지 1년이 안 됐고, 이 가운데 4개 펀드는 상장기간이 3개월도 안 됐다. 따라서 무조건 새로운 상장지수펀드나 단기간의 수익률에 눈독을 들일 게 아니라 투자대상이 얼마나 튼튼한 기초체력을 갖고 있는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거래량이 중요하다. 상장지수펀드 가운데는 간혹 거래량 ‘0’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거래량이 적은 경우엔, 언제든 사고 팔 수 있다는 상장지수펀드의 장점이 제 구실을 못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엔 적절한 환매 시기를 놓칠 수 있고 또 설정액이 50억을 밑도는 등 상장 요건을 지키지 못해 상장 폐지되는 경우도 있다. 박현철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가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할 때는 상장된 지 일정 기간이 지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지와 거래량을 꼭 살펴야 한다”며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다양한 장점을 지녔지만 상장지수펀드에만 몰아서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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