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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함량미달’ 재테크책, 믿다가 발등 찍힐라

등록 2008-06-08 18:15수정 2008-06-08 19:19

재테크책 속의 문제성 투자 안내 사례
재테크책 속의 문제성 투자 안내 사례
투자비법 포장…‘몰빵’·차입투자 부추겨
소수사례 과장하기도… “꼼꼼히 따져야”
재테크 서적이 홍수를 이룬 것은 이미 오래됐다. 한 대형서점 누리집에서 지난 1년 동안 출간된 재테크 관련 서적을 검색해봤더니, 107권에 이르렀다.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재테크 서적은 대부분 함량미달이라는 평을 면치 못한다. 제목에 혹해 사본 책에 이끌려 투자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투자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황당한 투자 상식을 싣거나, 동일 저자가 다른 책에선 버젓이 말을 바꾸기도 한다. 몇몇 튀는 대목만 빼면 내용도 서로서로 베끼는 바람에 큰 차별성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투자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잘못된 투자 상식을 버젓이 ‘투자비법’이라고 포장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국내 젊은 부자들의 성공담을 담은 책 <…부자들>은 장기투자를 권유하면서도, 한편으로 “분산투자를 하지 말고 수익률을 올리려면 순수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라”는 위험한 방법을 투자 비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펀드에 투자할 때는 자산배분과 위험분산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은 이미 기본 상식에 가까운 말이다. ‘역발상’을 강조하는 또다른 재테크 서적에도 ‘순수주식형 펀드에만 투자하라’는 황당한 문구가 버젓이 나와 있다. 일반인이 장기 분산투자를 하려고 펀드에 가입한다면 주식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를 섞어 투자하거나, 그럴 여유가 없다면 한 펀드에 주식과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투자 정석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동일 인물이 여러 권의 재테크 책을 내면서 자기모순에 빠진 황당한 사례도 여럿이다. 양아무개씨는 <100만원으로 시작하는…>에선 “부동산만이 최고라는 고정관념을 버려라”고 해놓고, 다른 책에선 “부자가 되려면 집부터 마련하라”고 충고한다. 심지어는 같은 책에서 모순된 주장을 펴는 경우도 있다. ‘위험 관리’를 강조하다가 뒤에서는 ‘부자들은 빚 내서 투자한다’며 이를 따라 배울 것을 주장하는 앞뒤가 안 맞는 내용을 소개하는 식이다. 경제·금융 교육 전문업체인 에듀머니의 제윤경 대표는 “재테크 책 가운데 몰아서 투자하거나, 빚을 내 투자해 성공한 소수의 사례를 일반화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민들에게 이런 투자 방식은 매우 위험하고, 자칫 위험한 투기를 부추기게 된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의 주식이 오르면 뒤늦게 그 나라에 투자하라고 부추기는 재테크 서적 또한 피해야 할 요주의 대상이다. 지난해 하반기 한창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기록적인 급등을 이어가던 때,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을 담은 재테크 책 <…로 10억 벌기> 같은 책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베트남 주식이 한참 고점을 찍고 하락 국면에 있던 올해 초에도 베트남 주식을 ‘황금주식’이라며 직접 투자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 <…투자법>이 발간되기도 했다. 베트남 주식은 그 뒤 반토막이 나 있는 실정이다.

제윤경 대표는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라’고 무분별하게 충동질하는 경우가 많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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