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식형펀드 수익률
최근 3개월 수익률 17%…브라질 이어 2위
일본BSI 작년 절반…경기회복 판단은 일러
일본BSI 작년 절반…경기회복 판단은 일러
‘못난이 펀드’의 대표격인 일본펀드의 수익률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끝없이 추락하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3월 중순 이후 20% 넘게 올랐다. 일본 증시가 기지개를 켜자 일본펀드 수익률도 개선됐다. 일본펀드의 3개월 누적수익률은 17.09%로 브라질 22%에 이어 2위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펀드 가운데 선두다.
등을 돌렸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다시 일본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이피에프아르(EPFR) 글로벌의 집계를 보면, 외국인들은 지난 주에만 일본펀드에 3억5400만달러(약 3640억원)를 넣으며 8주 연속 투자 자금을 늘려갔다. 지난해 초 일본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투자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수익률 바닥의 아픈 기억을 잊지 못하고 3월 이후로 900억원 가까이 환매했다.
환매를 저울질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전문가들은 1년 가량 묻어둘 수 있는 자금이라면 기다려 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일단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며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기업 실적의 개선은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해 하반기 일본 증시가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또 일본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입은 손실이 전체 손실액의 3% 정도로 적었음에도 주가는 미국 등 다른 선진국보다 더 많이 떨어져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고려할 만한 사항이다.
일본펀드 가입이나 추가 불입을 고려할 때는 무엇보다 환노출형인지 환헤지형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일본펀드의 경우, 환노출 여부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다. 엔화 강세와 원화 약세가 겹치면서 환노출형이 환헤지형에 견줘 3개월 수익률이 14% 가량 높았다. 하지만 최근 엔화 약세로 돌아설 기미가 보이자 1개월 수익률은 역전되어 수익률 상위 펀드는 환헤지형이 차지하고 있다.
이병훈 대우증권 펀드리서치 파트장은 “환노출 여부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심하고, 엔화 약세로 돌아서는 움직임이 보이는 만큼 환헤지형 펀드가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는 더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수익률이 좋다고 일본 펀드에 추가로 가입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경영자들의 경기 체감을 나타내는 경기실사지수(BSI)는 올해 1분기에 11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절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도소매 판매 증가율이나 기업 예상 이익의 내림세 등으로 보아 일본이 경기 회복세로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내다봤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본 시장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이 부진하고, 신흥국 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투자자들에게는 당분간 머무를 ‘도피처’ 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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