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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중국·베트남에 너무 뎄나…‘얼어붙은’ 국외펀드

등록 2008-06-25 21:12

펀드 자금 유입 현황
펀드 자금 유입 현황
말레이·인도네시아·중동펀드 투자자들 외면
인플레 등 우려 커…‘묻지마 투자’ 학습효과도
‘유행펀드’의 시대는 가버린 걸까. 자산운용사에서는 속속 새로운 펀드를 내놓고 있지만 좀처럼 돈이 모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제2의 친디아, 브릭스를 표방하며 내놓는 펀드들은 자금 모집에서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신흥국 진입 전 단계의 개척시장(프런티어마켓)에 투자하는 중동·아프리카 펀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펀드가 대표적이다.

일부 운용사에서 자원부국임을 내세워 내놓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올해 초부터 지난 23일까지 326억원에 그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펀드는 올해 국제유가 급등으로 자금이 모이긴 했지만, 4400억여원에 그치는 수준이다. 동유럽 신흥국을 제외한 순수하게 중동·아프리카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로 보면 유입된 자금은 1446억원에 불과하다. 중국펀드 열풍이 일었던 지난해 10월 한 주간 1조2천억여원의 돈이 몰렸던 것과 견주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 수준이다.

이처럼 펀드 투자자들이 망설이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국외펀드 열풍을 몰고 왔던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바닥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원부국을 제외한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 주식시장은 지수가 반토막 수준에 이르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0월 6100선을 돌파했으나 지난 20일은 2695.63까지 주저앉았다. 베트남은 더욱 안 좋은 상황이다. 올해 들어 921.07로 출발했던 베트남 비나지수는 24일 375.97로 3분의 1 토막으로 떨어졌다. 대박의 꿈을 품고 중국·베트남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조심스러워진 것이다.

당장 세계 곳곳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는 것도 투자자들을 망설이게 한다.

지난 4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동남아 듀얼코어 주식형펀드’가 대우증권에서 출시됐다. 당시 펀드를 위탁 운용하는 말레이시아 종합금융그룹 시아이엠비(CIMB)의 투자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투자할 만한 가치가 높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6월5일 말레이시아 정부는 유류 보조금을 삭감했고, 휘발유값이 41%나 올랐다.

투자자들은 고유가 수혜를 볼 수 있는 중동·아프리카 펀드에도 투자를 꺼리는 실정이다. 국제유가 전망이 70~250달러까지 천차만별이고 이에 따라 유가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중동 지역의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4%에 이르며, 고유가와 식료품값의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펀드처럼 호재를 안고 시작한 펀드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총통 선거에서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이 집권하면서 양안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이 때문에 주가가 반등해 대만 자취안지수는 지난 2월 7300선에서 오름세를 이어가 5월20일까지 9309.95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만펀드가 최초로 설정된 5월19일 이후로 대만지수는 다시 7738.12까지 내려갔다. 고점을 찍고 내리막을 달리는 대만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자금은 23일까지 2억원에 불과하다.

박동우 엔에이치-시에이(NH-CA)자산운용 차장은 “지난해 중국에 ‘묻지마 투자’를 했던 투자자들이 크게 손해를 보자 일종의 ‘학습 효과’를 얻은 것 같다”며 “아무리 광고나 홍보를 한다고 해도 돈이 몰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엄청난 수익을 낼 시장을 기다리기보다는 조금씩이라도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게 ‘묻지마 투자’를 방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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