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40달러 돌파와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코스피지수 또한 1680대로 급락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이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33.21 하락 3개월만에 1700 붕괴
환율 치솟자 당국개입 4.90원 상승 그쳐
환율 치솟자 당국개입 4.90원 상승 그쳐
기름값 충격에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증시는 곤두박칠쳤고, 환율은 급등락했다.
27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나란히 1700선과 6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는 33.21(1.93%) 떨어진 1684.45로, 코스닥지수는 8.11(1.35%) 하락한 594.63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17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3월27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3월5일 이후 처음으로 6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장 초반에는 두 지수 모두 2% 넘게 급락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사들이면서 하락폭을 다소 줄였다. 외국인투자자들이 두 시장을 합쳐 4300억여원어치를 팔아치워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환시장도 원-달러 환율의 장중 변동폭이 12원에 이를 정도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며 혼란스러웠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90원 상승한 1041.5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종가보다 8.90원 급등한 1045.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에는 1049.00원까지 치고 올라갔다. 1049원까지 올라간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8일 이후 한달 보름여 만이다.
환율 급등은 유가 충격에 더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거 팔자에 나서 달러화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장중 수출업체의 월말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달러화 공급이 늘어 상승폭을 다소 제한하기는 했으나 장중 여러 차례 1050원선을 위협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장 마감 한 시간 전 외환당국의 개입은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정부는 환율 급변동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 지나친 쏠림 현상이 있을 경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곧이어 10억 달러 상당의 개입 물량이 쏟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036.50원까지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급속히 유입되면서 또 다시 1040원선이 붕괴되면서 장을 마감했다.
채권시장 역시 정부 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이 하락하면서 채권가격 하락(금리상승)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시장에선 정부의 개입을 고점매도 기회로 활용한 분위기가 강해, 올라가면 다시 미끄러지는 현상이 거듭됐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채권 매도 심리가 강했지만, 증시 급락세에 따른 반사이익도 일부 나타났다. 증권업협회 고시 최종호가수익률이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모두 전날보다 0.03%포인트 상승해 각각 5.77%, 5.85%를 기록했다.
김진철 김경락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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