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
채권 등 안전자산에 집중투자
발행액 작년보다 21% 증가
발행액 작년보다 21% 증가
투자자들은 요사이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간접투자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가입해놓은 국내외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봐도 한숨만 나온다. 증권사들은 국내 주식시장이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에 지수가 반등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투자자들에게 올 상반기에 인기를 끈 상품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이 꼽힌다. 주가연계증권은 기초자산인 특정 종목의 주식이나 주가지수의 가격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주가연계증권의 2008년 상반기 월평균 발행액은 2조59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1325억원에 견줘 21% 증가했다. 3월과 5월 사이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이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로 잠정 결론이 나자 6월 들어 주가연계증권 발행액은 3조7천억여원으로 5월 발행액 2조9천억여원에 견줘 30% 가까이 늘었다. 국내 주식시장의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6559억원으로 지난해 평균보다 12.13%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자들 처지에서 주가연계증권의 가장 큰 매력은 약세장에서도 일정한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가연계증권은 투자자금의 50~95%를 안전자산인 채권 등에 투자해 안정성을 갖추고 나머지는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방식도 특정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만기가 될 때까지 그 주가나 지수가 일정 수준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정해진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어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사모 주가연계증권의 인기는 날로 높아가고 있다. 사모 주가연계증권은 개인투자자나 법인이 자금을 10억원 이상 맡기면 증권사는 투자자의 요구에 맞는 별도의 주가연계증권을 발행하는 형식이다. 사모 주가연계증권의 경우 기초자산을 투자자의 요구에 따라 중간에 바꿀 수도 있고, 금융감독원에 따로 신고할 필요 없이 바로 발행이 되어 신속하다.
현대증권 구조화상품부 이재영 대리는 “최근 변동성이 커서 기초자산을 선정하고도 정작 공모에 들어가면 매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 반면, 사모 주가연계증권에 투자하는 고객들의 만족도는 아주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주가연계증권 발행액 가운데 80%가 사모를 통한 자금”이라고 덧붙였다.
주가연계증권 투자에서 조심할 것은, 원금 보장형과 비보장형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원금 보장형은 대략 연 5% 가량이다. 비보장형은 연 20%가 넘는 수익을 올리는 수도 있으나, 원금 손실을 입을 위험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