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추이
“미 모기지사 유동성 악화 세계경제 위기로 확산”
한국 정부 외환시장 개입도 외국인 매도 부추겨
한국 정부 외환시장 개입도 외국인 매도 부추겨
숨 쉴 틈을 주지않는 급락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또 다시 미국발 신용위기다. 지난해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주가 급락이, 올들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지더니, 이번에는 일반 모기지 회사의 유동성 위기로까지 확산됐다. 잇따르는 악재들은 서로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이번 신용위기는 세계 경제의 위기로 연결될 것이라는 비관도 확산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주가는 연일 급락세다. 지난 9일 1519.38까지 빠진 코스피지수가 10~11일 1567.51까지 반짝 반등하면서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살짝 감돌았지만, 15일 다시 49.29(3.16%) 급락한 1509.34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4월 수준까지 주가가 되돌아가자 투자심리도 ‘역시나’로 돌아섰다.
■ 끝모를 위기 확산 미국의 신용위기에서 시작된 금융 불안은, 세계 경기 둔화와 달러 약세에서 기인한 원자재값 폭등을 낳았다. 그리고 또 다시 미국의 신용위기가 불거지면서 세계 경제 위기는 증폭되고 있다.
위기의 중심에는 미국의 모기지회사인 프레디맥과 패니메이가 있다. 미국 금융당국이 회계제도 변경을 추진하면서 모기지 대출업체의 부실 우려가 높아졌고, 전체 모기지의 절반 정도를 보증하고 있는 양대 모기지회사의 손실 확대가 불거졌다.
미 정부는 두 회사의 긴급구제책을 발표했지만 위기는 잡히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신용위기는, 기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전체 모기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값 하락에서 비롯된 모기지회사의 유동성 위기는 대형은행으로까지 확산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경제 전반으로 퍼져나갈 기세다.
미국 밖으로도 위기는 직간접 연결된다. 직접적으로는 프레디맥과 패니메이의 채권을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3대 은행과 보험사들은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채권 560억달러 어치를 매수한 바 있고, 우리나라 금융기관들도 5억5천만달러어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간접적으로는 미국의 모기지 시장 보증업무 수행이 불가능해질 경우 주택시장 붕괴를 통해 세계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 끝없는 외국인 매도 미국의 신용위기 확산이,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가속화로 나타난다. 현금확보 차원에서 주식의 현금화가 가장 손쉬운 국내 증시가 아시아 신흥시장 중에서도 주요한 매도 타깃이 되고 있다. 1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사상 최장기인 27일째 순매도했다. 27일간 누적 순매도액은 7조5365억원에 이른다.
외국인 매도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발 신용위기와 연계된 움직임이기에 그렇다. 또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도 외국인 매도를 부추긴다. 정부의 환율 낮추기 정책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겐 ‘떠나기 좋은 상황’을 조성해주고 있다.
최홍 아이앤지(ING)자산운용 대표는 “환율을 무리하게 낮추니까 외국인들이 1년 뒤에 팔아도 상관없는 물량도 미리 팔 수 있다”며 “환율 덕분에 지금 팔면 외국인들은 5~10%의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최홍 아이앤지(ING)자산운용 대표는 “환율을 무리하게 낮추니까 외국인들이 1년 뒤에 팔아도 상관없는 물량도 미리 팔 수 있다”며 “환율 덕분에 지금 팔면 외국인들은 5~10%의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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