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3분기 실적발표 일정
금융위기 여파 4분기 이후부터 반영 전망
‘아직까지는’ 선방.
14일 포스코와 엘지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이 3분기 실적 발표에 나서게 되면서, 뚜렷한 세계경제의 둔화세가 국내기업들에 어떤 내용의 성적표를 안겨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은 그런대로 괜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둔다. 무엇보다 최근의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탓이다. 실제로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와 엘지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낮아졌지만 크게 실망스런 결과는 아니었다. 특히 엘지디스플레이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에 비해 각각 8%와 71%나 감소했지만, 지난 여름부터 엘시디(LCD)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세계 경기둔화 영향으로 정보기술(IT)용 엘시디 수요가 약세를 보인데 비해선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종합적으로 보자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순이익이 대략 10% 정도 빠졌다고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지는 국내기업들이 선방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철강업종의 성적표가 가장 좋고, 자동차와 아이티, 조선 업종은 실적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자체만 놓고 보면, 그리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며, “자동차는 파업, 아이티는 가격 하락, 조선은 후판가격 인상 등의 요인으로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의 4분기 이후 실적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는 편이다. 이영원 팀장은 “세계경제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여파는 4분기 이후부터 실적에 직접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기존의 중장기 전망치를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있다”며, “내년 우리경제의 성장률이 3%대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데, 과거 경험상 성장률이 이 정도 떨어지면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마이너스를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가운데서도 업종별로는 희비가 다소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라 수출업종에 단기적으로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 것도 변수다. 조용준 애널리스트는 “조선산업은 수주산업이라, 전반적인 경기에 크게 휘둘리지 않을 수도 있다”며, “자동차의 경우도 중장기적으로는 소비 위축으로 크게 고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환율 효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