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지금은 시기상조”
잉여 유동성이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풍부한 자금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는 시기 상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17일 “실질금리 수준과 국내기업의 위험도, 은행의 대출 태도, 경기저점에 대한 신뢰도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유동성 장세 도래에 대한 판단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비우량 회사채(BBB-) 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격차가 여전히 크고, 중소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다만, “2분기 이후 시중 단기성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광의통화(M2) 증가율에서 산업생산증가율 및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뺀 ‘잉여 유동성’이 많다는 점에서다. 동양증권 분석 자료를 보면, 이날 머니마켓펀드(MMF)가 125조원에 이르는 등 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심화하면서 잉여유동성이 지난 1월 말 현재 29.5%로 1998년 8월 말 3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 주상철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초과유동성으로 본 유동성 장세 전망’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어, “글로벌 신용경색과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되고 있어, 2분기에는 신용스프레드가 하락하고 달러강세가 완화될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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