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올 1분기 실적
우리금융 1623억 순익…국민·신한·하나도 양호
대기업 구조조정 앞둬…2분기 이어질지 미지수
대기업 구조조정 앞둬…2분기 이어질지 미지수
우리금융지주가 1분기 순이익 1623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케이비(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전체 실적이 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은행 수익의 핵심 요소인 ‘순이자 마진’(NIM)이 하락하고 있고, 구조조정 본격화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 추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우리금융은 1분기 결산 결과 16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 견줘서는 순이익 규모가 3840억원(70.3%) 감소했지만, 664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에 견줘서는 양호한 성적표다. 우리금융은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투자 관련 손실을 지난해에 대부분 손실 처리해 비이자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충당금 전입액도 지난 분기보다 약 30% 감소함에 따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1분기 167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현대건설 등 출자 전환주식 관련 매각이익이 1600억원에 이르렀고 이를 제외하면 46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행도 4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는 3251억원(85.3%) 줄었지만, 지난해 4분기(154억원)보다는 순이익이 3배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이미 실적을 발표한 케이비금융지주(당기순이익 2383억원), 신한금융지주(1181억원), 하나금융지주(-3250억원)를 비롯한 4대 금융지주사의 전체 실적은 지난해 4분기 3248억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1937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은행들의 개선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낙관하기 쉽지 않은 위험 요인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우선 대기업과 건설·조선·해운사의 구조조정이 줄줄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은행권의 부실채권이 늘고 이에 대비해 은행들이 쌓아야 할 대손 충당금 규모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또 지난해 고금리로 돈을 조달했지만, 대출금리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 마진도 급락했다. 국내 은행의 순이자 마진은 지난해 말 2.31%에서 올해 1분기 1.91%로 추락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도 신한은행(1.66%), 우리은행(1.91%), 하나은행(1.60%) 등 세 곳의 1분기 순이자 마진이 1%대로 떨어졌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부터 은행들의 실적 하락 속도가 둔화되는 게 확연해졌다”며 “일시적인 추세인지 지속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 2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점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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