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회복 개인들 환매행진
국내·국외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30억원이 순유출돼 17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날 국외 주식형 펀드에서도 210억원이 빠져나가 8일째 순유출이 이어졌다. 국내·국외 주식형 펀드를 합치면 이날 모두 540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달 들어 순유출 규모는 5180억원, 올해 들어 누적 순유출 규모는 2조5830억원에 이른다. 이에 반해 채권형 펀드의 경우 지난 7일 610억원이 유입되는 등 8월 들어 4320억원, 올해 들어 9조9910억원이 순유입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펀드 환매가 기관자금 성격이라면 6월 말 이후는 개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2007년 하반기에 펀드 자금이 집중 유입됐는데 주가 상승으로 원금을 회복하면서 환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말 이후 주가 하락으로 고통받던 개인들이 원금 회복과 함께 직접투자 선호 현상과 겹쳐지며 자금을 빼내 가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적립식 펀드의 경우 환매가 향후 더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증권 배성진 수석연구원은 “2006년 6월부터 2007년 2월까지 1200~1400 구간에서 유입된 자금의 경우 규모가 크고 가입 기간도 2년6개월에서 3년 정도에 이르며 높은 수익도 달성하고 있어 적립식 펀드의 환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스피지수 1300~1400 이상에서 들어온 자금 9조3000억원의 경우 2006년 11월에서 2007년 2월 사이에 들어온 것으로, 3년이 되어 가는 2009년 11월부터 2010년 2월까지 환매가 꾸준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1600 이상에서 가입한 자금의 경우 현재 평균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어 당장 매물화되기는 힘들고 2010년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