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순매수 규모 추이
환율 연일 연중 최저치 갱신
6개월만에 23%↓ 1203원…원자재 관련 펀드 주목
6개월만에 23%↓ 1203원…원자재 관련 펀드 주목
외국인의 적극적인 주식 순매수로 달러화 공급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 22일 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연중 최저인 1203.8원으로 떨어진 것은 주로 여기서 비롯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소폭 오름세로 출발했다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세에 힘입어 오후 들어 코스피지수 오름폭이 커진 데 따라 달러화 ‘팔자’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었다.
■ 환율 하락 왜? 어디까지? 이날 연중 최저치 경신으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2일 고점(1570.3원)에 견줘 6개월여 만에 23%나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처럼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은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수요에 견줘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인 217억달러를 기록했고,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채권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지난해 대거 빠져나갔던 달러가 다시 국내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6월부터 이달 21일까지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27조2478억원에 이를 정도로 달러가 집중적으로 밀려들어왔다.
외환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등 달러 공급 우위가 유지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국내 연구기관과 국외 투자은행들은 올해 연말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중·후반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석원 위원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연말에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 후반 정도가 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200원 선이 위협받을 경우 외환당국이 적극적인 환율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커 지난 7월과 같은 환율 급락세는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달러의 추가적인 하락 압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이고, 국내 실물경기 회복도 더딘 상황이라 원-달러 환율이 크게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1200원 선에서 공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개인들 대처 어떻게?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자녀 유학자금 등은 최대한 환전을 늦추는 게 유리하다. 반대로 달러를 소유하고 있다면 빨리 원화로 바꿔야 환차손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때 국외여행을 할 경우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신용카드 결제대금은 사용 당일의 환율이 아니라 국외에서 카드를 사용한 거래 내역이 국제 카드사로부터 국내 카드사에 접수되는 날(보통 3~7일 걸림)의 환율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이 기간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현금으로 물건을 살 때보다 돈을 아낄 수 있다.
국외펀드에 가입할 경우에는 환차손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때는 환헤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주식에 투자하려면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음식료업종 등 환율 하락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 달러 약세는 상품 가격의 강세로 이어지기 때문에 금·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주요 투자은행 올해 연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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