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큰 손해 본 투자자들 안전성 좇아
국내 증시가 횡보세를 거듭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도 원금보장형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가연계증권 월별 발행액은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매달 3700억~5800억원 수준에 머물던 주가연계증권 발행액은 6월(1조1095억원) 1조원대로 올라선 이후 7월 1조2107억원, 8월 1조3325억원, 9월 1조4350억원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전체 발행액에서 원금보장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30%대로 올라섰다. 원금보장형 상품의 비중은 지난 3월 18.20%까지 떨어졌으나, 7월 31.60%로 올라선 이후, 8월 32.70%, 9월 31.10%로 꾸준히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초만 해도 급격히 줄어들었던 주가연계증권 발행 규모가 6월부터는 1조원대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며 “매달 2조원씩 들어오던 2007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긴 하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투기적 투자보다 합리적 투자가 늘고 있어 정상궤도에 들어서고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주가연계증권은 코스피200이나 개별종목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 만기일 이전 조기 상환일이나 만기일에 미리 정한 지수나 주가를 유지할 경우, 약정된 수익률이 적용된다. 예측 가능한 범위를 정해두므로, 수익은 줄어도 어느 정도의 안전성을 보장한 파생상품이다. 하지만 지난해엔 투자자들이 오히려 큰폭의 손실을 입으면서 원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설계에 따라서는 원금보장 방식도 가능한 탓에 개별주식보다는 안전한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편이다.
이와 함께, 은행에서 판매하는 주가지수연동예금(ELD)도 불안한 장세에서 안전성을 추구하는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김은정 신한은행 분당피비센터 팀장은 “확정금리 상품만으로는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어렵기 때문에 자산구성 중 일부는 투자상품에 연계된 상품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며 “주가연계증권이나 주가지수연동예금 등은 기준가보다 일정부분 하락해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 상품은 주식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해당 주식과 주가뿐 아니라, 이들 기초자산과 관련된 시장흐름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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