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P 연합뉴스
[새해 재테크] 금리인상 대비 예금 대출 전략
하나·씨티은행, 3개월 단위 이자 지급 상품 내놔
짧은 주기로 돈 굴리는 ‘회전식 정기예금’도 눈길
하나·씨티은행, 3개월 단위 이자 지급 상품 내놔
짧은 주기로 돈 굴리는 ‘회전식 정기예금’도 눈길
직장인 이정호씨는 지난해 말 연 8%의 고금리 정기예금에 넣어뒀던 1000만원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고민에 빠졌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생각은 없고 다시 은행 정기예금 쪽에 맡길 생각이지만, 최근 은행 예금 상품의 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졌고, 내년 이후에나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내에 올릴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시중 채권 금리가 떨어졌고,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상 행진도 일단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양새다. 하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빠른 만큼, 내년 1분기부터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는 금리 상승을 앞두고 있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여윳돈이 생긴 사람들로서는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선택하기가 어정쩡한 타이밍이다.
■ “중도해지해도 높은 금리” 상품 찾아라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에 안성맞춤이다. 1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했더라도 도중에 금리가 크게 오를 경우 해지하고 새로운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기 쉽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3·6·9 정기예금’이 대표적이다. 1년 만기인 이 상품은 가입한 지 3개월 만에 해지해도 연 2.9%의 금리를 제공한다. 6개월째 해지 시에는 연 3.2%, 9개월째 해지 시에는 연 3.6%의 금리가 적용되고 1년 만기를 채우면 연 4.5%로 금리가 높아진다. 보통 1년짜리 정기예금을 중도에 해지하면 연 1% 이하의 금리밖에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혜택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스텝업 예금’도 비슷한 상품이다.
회전식 정기예금 상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상품은 회전 주기별로 짧게 돈을 굴릴 수 있어 금리 상승기에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기에 좋다. 농협의 ‘엔에이치(NH)왈츠회전예금Ⅱ’는 최고금리가 1개월 연 2.4%, 3개월 연 3.4%, 6개월 연 3.8%, 1년 연 4.7%다.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은 1개월 연 2.7%, 3개월 연 3.2%, 6개월 연 3.9%, 1년 연 4.5%다.
■ CD금리 연동 정기예금도 눈여겨볼 필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 정기예금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시디금리가 오를 경우 시디금리에 연동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이자가 오르는 것처럼, 시디 연동형 정기예금도 시디금리가 상승하면 3개월마다 자연스럽게 금리가 올라가도록 만든 상품이다. 따라서 금리가 오를 때마다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필요 없이 금리 상승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 만기 지급식은 3개월 단위로 복리로 계산한다. 국민은행의 ‘수퍼 시디 연동형’ 1년 만기 상품은 시디금리에 1.1%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여 이자를 지급하고, 우리은행의 ‘오렌지 정기예금’은 1년 만기 상품이 시디금리에 1.1%포인트의 가산금리, 6개월 만기 상품은 0.5%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신한은행의 ‘탑스 시디 연동형’은 우리은행 상품과 가산금리 수준이 똑같고, 하나은행의 ‘시디 연동 정기예금’은 1년 만기의 가산금리가 0.9%포인트다.
하지만 회전식이나 연동형 예금은 가입 기간 중 금리가 많이 올라 갈아타기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1년짜리 정기예금에 확정 금리로 가입하는 것보다 금리 혜택이 적을 수 있다. 설사 내년 초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상반기 동안 급격히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많은 만큼, 1개월이나 3개월 단위의 예금보다는 좀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6개월 만기 예금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금리 상승기에 주목할 만한 은행 정기예금 상품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