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 혼합 상품 개발, ‘금융채 연동’ 확대 유도
은행 “고객, 금리 오를 때 리스크 줄일 수 있어”
은행 “고객, 금리 오를 때 리스크 줄일 수 있어”
시중은행들이 3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연동 대출을 줄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금리 변동주기를 다양하게 혼합한 상품을 개발하는가 하면, 6개월이나 1년 금융채 금리 연동대출의 가산금리를 내려 고객들이 금리 변동주기를 길게 가져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5일 금리 변동주기를 3·6·12개월 등 세 가지로 섞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인 ‘3·3·3대출’을 12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고객들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금리 변동주기를 3개월로 선택했지만, 이 상품은 세 종류의 금리 변동주기를 은행이 정한 몇 가지 유형에 따라 조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000만원을 대출받을 경우 3개월 시디금리 연동 2000만원, 6개월 금융채 금리 연동 2000만원, 12개월 금융채 금리 연동 1000만원 식으로 금리 변동주기를 정할 수 있다. 또 대출자들은 금리 변동주기별 비중도 대출 이후 3년 동안 세 차례(1년에 한 번씩) 바꿀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세 가지 변동주기를 섞어서 대출받으면 3개월 변동금리 대출보다 0.1~0.3%포인트 정도 금리가 높다”며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금리 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3개월 시디금리 연동 대출 대신 6개월 금융채 금리 연동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6개월 금융채 금리 연동 대출의 가산금리를 0.3%포인트 낮췄다. 그 결과 지난주에는 3개월 연동대출 금리가 6개월 연동대출보다 0.44%포인트 낮았지만, 이번주에는 오히려 6개월 연동대출의 금리가 3개월 연동대출보다 0.02%포인트 낮아지는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집단대출뿐 아니라 개인 주택담보대출도 6개월 연동 상품을 선택할 경우 가산금리를 내려주고 있다”며 “은행으로서도 3개월 연동 상품에 집중돼 있는 대출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협도 오는 27일부터 고정금리로 대출받았다가 나중에 변동금리로 바뀌는 ‘엔에이치(NH)금리스왑론’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고정금리 기간을 1·2·4·5년 등 네 가지 가운데 선택해 대출받은 뒤,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면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에 유리한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11월 초부터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섞은 ‘금리혼합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변동금리는 3개월 시디금리 연동과 6개월 금융채 금리 연동 중 하나를 선택하고, 고정금리는 1·2·3·5년 금융채 금리 연동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