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별 공동구매 정기예금 실적
올 26개 상품중 금액 적게 모인 4개는 최저금리
성급히 가입말고 모집추이·은행별 차이 따져야
* 공구 : 공동구매
성급히 가입말고 모집추이·은행별 차이 따져야
* 공구 : 공동구매
‘단돈 100만원을 예금하는 소액 고객도 100억원을 맡기는 자산가와 똑같은 금리를 받는다.’
요즘 잘나가는 은행 인터넷 공동구매 정기예금은 소액 예금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뭉치면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의 판매 기간 동안, 고객들이 인터넷에서 공동구매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접수 마감 뒤 가입자들의 전체 예금금액에 따라 금리가 결정된다. 은행은 상품을 내놓을 때 보통 3~4개의 모집금액 구간별로 각각의 금리를 제시한다. 당연히 모집금액이 많을수록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개인의 예금액이 많지 않아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고 창구에서 직접 가입하는 것보다 금리 조건이 좋은 편이다. 인터넷 공동구매 정기예금이 올해 들어 7000억원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배경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창구에서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공동구매 정기예금의 최고금리가 0.2~0.3%포인트 정도 높다”며 “거래가 많고 거액을 예금하는 고객이라면 창구에서 협상을 통해 금리를 더 받을 수 있지만 소액 고객은 협상력이 없기 때문에 공동구매 정기예금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공동구매 정기예금에 가입할 때는 꼼꼼히 따져봐야 할 대목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은행이 제시한 기준보다 모집금액이 적을 때는 최저금리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창구에서 주는 금리보다 더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은행들이 판매한 26개의 공동구매 예금상품 가운데 17개는 최고금리를 받았지만, 4개는 모집금액이 턱없이 적어 최저금리를 받았다.
하나은행이 올해 아홉 차례에 걸쳐 판매한 이(e)-플러스 공동구매 정기예금에선 두 차례만 최고금리를 받았을 뿐이다. 다섯 차례는 중간금리, 나머지 두 차례는 최저금리를 적용받았다. 기업은행이 올해 두 차례 출시한 상품을 통해 모집한 금액도 미미해 모두 최저금리로 결정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공동구매 정기예금의 금리를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하는 바람에 실적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국민(여덟 차례)·우리은행(네 차례)과 농협(세 차례)에선 모두 최고금리를 적용받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너무 빨리 가입하지 말고 모집금액 추이를 봐가면서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 가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너무 눈치를 보다가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마감일 이전에 목표금액이 다 차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최고금리라도 은행별로 차이가 있다. 따라서 비교 선택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 현재 판매중인 공동구매 정기예금 상품은 우리은행의 ‘이(e)-공동구매정기예금 9차’와 농협의 ‘인터넷 공동구매 정기예금 09-4’가 있다. 1000억원 한도로 24일까지 판매하는 우리은행 상품은 모집금액이 300억원 이상이면 연 4.6%의 최고금리를 제공한다. 반면 31일까지 판매하는 농협 상품은 최고금리가 연 4.9%다. 대신 최고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모집금액이 700억원을 넘어야 한다. 300억원을 넘으면 연 4.7%가 제공된다. 같은 조건이라도 우리은행 상품보다 금리가 0.1%포인트 높은 셈이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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