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행연합회 누리집 코픽스 공시화면
새 기준금리 코픽스 첫 공시
가산금리 낮아져 5~6% 예상…신규대출자엔 유리
SC제일 0.1%p 낮은 상품 출시…은행들 눈치 치열
가산금리 낮아져 5~6% 예상…신규대출자엔 유리
SC제일 0.1%p 낮은 상품 출시…은행들 눈치 치열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새로운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드디어 나왔다. 첫 고시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연 3.88%, 월말 잔액 기준 연 4.11%다.
은행연합회는 16일 누리집에 2월 코픽스를 공개했다. 코픽스는 앞으로 매달 15일(공휴일이면 다음 영업일) 오후 3시에 은행연합회 누리집에 고시된다. 시중은행들은 17일 에스시(SC)제일은행을 시작으로 코픽스를 활용한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코픽스연동형 상품의 금리는 기존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연동형 상품 금리보다 약간 낮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 시디금리보다 1%포인트 높아 첫 코픽스는 시디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시디금리(연 2.88%)보다 각각 1%포인트와 1.23%포인트 높게 나왔다. 코픽스는 현재 시디보다 금리 수준이 높은 정기예·적금, 상호부금, 금융채 등 다양한 은행의 자금조달원 금리를 가중평균한 방식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시디금리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1월 중 새로 조달한 자금에 적용된 금리, 잔액 기준 코픽스는 1월 말 자금조달 잔액에 적용된 금리를 각각 대상으로 해 산출했다.
■ 에스시제일, 대출금리 0.1%포인트 낮춰 코픽스가 시디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높지만, 코픽스연동형 상품의 대출금리가 시디연동형 상품보다 높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이 현재 3%포인트 안팎인 시디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코픽스연동형에는 대폭 낮춰 적용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실제 17일부터 코픽스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인 ‘뉴 퍼스트 홈론’을 판매하는 에스시제일은행의 경우 새 상품(6개월 변동금리)의 금리를 연 5.08~6.18%로 책정해, 기존의 시디연동형 주택담보대출(3개월 변동금리)의 금리(연 5.18~6.28%)보다 0.1%포인트 낮췄다.
나머지 은행들은 아직 코픽스연동형 상품의 대출금리 수준을 확정하지 못했다. 시디연동형 상품보다 대출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아야 한다는 고객과 금융당국의 암묵적인 압력 때문에 은행마다 고심을 거듭하거나 다른 은행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코픽스연동형 상품을 내놓기로 했던 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은 이날 갑자기 출시일을 연기했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농협 등은 2월 말께 출시를 목표로 상품을 준비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디연동형은 금리변동 주기가 3개월이지만, 코픽스연동형은 금리변동 주기가 주로 6개월 이상”이라며 “일반적으로 금리변동 주기가 길면 대출금리가 높지만,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코픽스연동형의 대출금리를 시디연동형보다 높게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코픽스연동형으로 갈아탈까 신규 대출을 받으려면 코픽스연동형 상품이 유리하다. 시디연동형 상품과 비교해 금리 수준이 높지 않은데다, 금리변동 주기도 더 길어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기존 대출자는 대출 시기에 따라 갈아타기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시디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2008년 말 이전에 대출을 받은 사람은 1%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를 적용받아 현재 일반적으로 연 4% 미만의 이자를 내고 있다. 코픽스연동형 상품의 대출금리가 연 5~6%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갈아탈 필요가 없다. 하지만 지난해 시디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가산금리가 3%포인트 수준에 이르는 사람이라면, 코픽스연동형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좋다. 당장 대출이자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출시일로부터 6개월 동안은 별도의 비용부담 없이 새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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