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기업은행만 판매 시작
금리 수준 고심 탓 ‘늦장 출시’
금리 수준 고심 탓 ‘늦장 출시’
은행 대출의 새로운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16일 공시됐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의 관련 상품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에스시(SC)제일은행과 기업은행이 지난주부터 코픽스연동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시작했을 뿐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과 농협 등은 대출 상품 출시 시기를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로 예정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으로 전산 업무에 부하가 걸린 점 등을 코픽스연동형 대출 상품의 출시 지연 이유로 들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전산 준비 작업과 약정서 인쇄 등으로 인해 상품 출시가 다소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은행들이 새 상품의 금리 수준을 놓고 눈치 보기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상품의 종류는 이미 결정이 났고, 전산개발도 곧 완료될 것”이라며 “다만 금리 수준에 대해서 ‘윗분’들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은 이미 상품 세팅이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러 출시를 미루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은행들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를 각각 기준금리로 삼고, 금리변동 주기는 6개월과 12개월 두 가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준금리와 금리변동 주기를 각각 조합하면, 모두 4가지 종류의 상품이 나오게 된다. 4가지 가운데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한 6개월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금리가 가장 낮다. 은행들은 이 상품의 대출금리를 기존 양도성예금증서(CD)연동형 3개월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금리보다 다소 낮게 책정할 전망이다. 나머지 3종류의 상품은 금리변동 주기가 길고 기준금리 자체가 높은 잔액기준이어서, 시디연동형보다 대출금리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코픽스연동형 상품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적용할 예정이고, 국민은행은 우선 주택담보대출에만 적용한 뒤 확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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