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거래…자동투자 서비스도
제도권 금융회사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들에게 ‘대안 금융’으로 주목받고 있는 ‘피투피(P2P) 대출’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투자와 대출이 가능해졌고, 주식 프로그램 매매처럼 자동 투자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피투피 대출은 돈을 빌리려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이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에서 만나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인터넷 사이트에 신용정보, 돈이 필요한 사연, 대출금액과 원하는 금리, 상환 계획 등을 담은 글을 올리면, 이를 보고 다수 투자자가 이자와 액수를 등록해 입찰에 참여한다. 낙찰은 금리를 낮게 써낸 순서로 결정된다. 이를 통해 한 명의 대출자에게 여러 투자자가 다양한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구조다. 돈이 필요한 대출자는 신용등급이 나쁘더라도 대부업체나 불법 사채에 비해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고, 돈을 빌려주는 투자자는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양쪽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국내의 대표적인 피투피 대출 사이트인 ‘머니옥션’은 지난달 31일부터 스마트폰에서도 투자와 대출을 할 수 있도록 모바일 홈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동하면서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투자를 위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일반 휴대전화 사용자는 머니옥션에 에스엠에스(SMS)를 신청하면, 적절한 대출 건이 나올 경우 문자메시지가 발송되고 여기에 응답하면 바로 입찰이 이뤄진다. 특정 조건을 미리 설정해놓으면, 자동으로 문자메시지가 발송되거나 투자가 이뤄지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이 원하는 이자율, 대출금액, 대출자의 신용등급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미리 지정하면, 이 기준에 맞는 대출 희망자가 나올 경우 자동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머니옥션에서 돈을 빌리려면 기존 대출금의 연체가 없고 소득이 있어야 한다. 대출 희망자는 연 9~39%의 금리를 제시할 수 있고, 대출금액은 100만~2500만원 범위 안에서 결정할 수 있다. 돈을 빌려줄 때는 일반 개인 투자자의 경우 5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줄 수 있고, 이자수익의 27.5%는 세금으로 내야 한다. 머니옥션 쪽은 투자자들이 세금을 내고도 연 15% 정도의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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