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계좌 계약 자산 및 계약 건수
수수료 2.5% 안팎 높지만
개인별 맞춤형 투자 장점에
펀드 이탈자금 몰려 들어
개인별 맞춤형 투자 장점에
펀드 이탈자금 몰려 들어
증권사 ‘랩’ 계좌에 돈이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랩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상품에 유연하게 투자할 수 있어 변동성이 큰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투자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1 대 1 맞춤 투자 상품 증권사 랩은 주방용 랩이 아니다. 무언가 싸는 건 맞는데 음식을 싸는 게 아니라 금융상품을 싸는 것이다. 주식이나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투자자의 기호와 성향에 따라 한 접시(계좌)에 골라 담는 것이다.
간접투자 상품이라는 점에서 펀드와 유사하지만 세부적으로는 많이 다르다.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서 한 덩어리로 운용하는 펀드와 달리 랩 상품은 개인별 계좌로 따로 운용한다. 따라서 자신의 성향에 따라 금융상품을 맞춤 설계할 수 있으며, 아무 때나 수시로 자기 계좌를 들여다보며 운용 실태를 살펴볼 수도 있다. 석 달에 한번 운용보고서를 통해서만 운용 실태를 엿볼 수 있는 펀드와는 차원이 다르다. 또 펀드는 주식시장이 좋건 좋지 않건 주식투자 비중을 60% 이상 유지해야 하지만, 랩 상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3000만~1억원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 식성 따라 고르는 메뉴 랩 상품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주식운용형과 자문사 연계형이다. 둘의 차이는 투자자문사의 자산배분 상담을 받느냐 여부다. 요즘엔 단순한 상담을 넘어 운용까지 투자자문사에 맡기는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펀드의 경우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이 운용을 담당하는데, 랩 상품은 증권사의 랩매니저들이 직접 운용한다. 운용 규모는 200억~300억원으로, 몇 천억원에 이르는 펀드보다 덩치가 작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직접투자형(가치추구형, 시장주도형, 중소형주형, 조기상환형 등), 수익증권 및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간접투자형, 다양한 투자대상에 분산 투자하는 자산배분형 등이 있다.
■ 적립식 랩 상품도 나와 랩 상품은 펀드보다 더 위험하지만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이유다. 주식운용형의 수수료는 2.5% 안팎이고, 자문연계형은 이보다 약간 높은 3%안팎이다.
펀드보다 더 상세한 관리를 해주는 만큼 수수료가 조금 비싼 편이다. 위험한 투자를 꺼리는 투자자들은 자산배분형 상품을 고르면 된다. 주식에 직접투자 하지 않고 몇 종류의 펀드에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랩 상품도 있다. 최근엔 월 20만원씩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적립식 랩 상품도 나왔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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