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펀드, 유럽 악재에도 잘 버텼네
지수펀드 수익률 상위…국외주식형 -4.27% 저조
채권형·MMF 등 안전한 투자상품에 자금 몰려
채권형·MMF 등 안전한 투자상품에 자금 몰려
올해 상반기 펀드시장에선 국내 주식형펀드가 수익률 면에서 국외 주식형펀드를 압도했다. 또 좀더 안전하게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6월30일 기준 올해 상반기 유형별 평균 투자수익률은 국내 주식형펀드가 2.19%를 기록한 반면, 국외 주식형펀드는 -4.27%로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불거지고 세계경제 둔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혼합형펀드와 채권형펀드가 각각 2.29%와 3.46%의 수익률을 거두며 국내 주식형펀드를 웃돌아 상반기에는 보수적인 운용이 좀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자금도 안전한 투자상품으로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주식형펀드에서 5조7561억원이 순유출된 반면 혼합형엔 1조103억원이 순유입됐고, 채권형에도 8787억원이 들어왔다. 또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15조1478억원이 순유입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잘 보여줬다.
테마별로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약진이 눈에 띈다. 어린이펀드(-1663억원)를 비롯해 배당주펀드(-6344억원), 엄브렐러펀드(-7647억원), 금융공학펀드(-3723억원) 등 대부분 유형의 펀드들이 자금 유출을 면치 못한 가운데 국내주식을 대상으로 한 상장지수펀드(7734억원)와 국내 채권 대상 상장지수펀드(1137억원)에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수익률 면에서도 ‘삼성코덱스자동차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과 ‘대신자이언트현대차그룹증권상장지수형투자신탁’ 등이 연초 이후 각각 24.02%와 21.35%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상장지수펀드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올라 있다. 연금저축(1866억원)과 퇴직연금(1964억원) 등 노후대비 장기투자펀드에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됐다.
국외펀드는 유럽과 미국 증시의 약세와 더불어 중국 증시마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대부분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인도펀드가 지난 6개월간 1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려 단연 돋보였다. 동남아를 포함하는 신흥아시아펀드도 7%대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고 중동아프리카펀드 역시 3.81%로 선전했다.
반면 중국본토펀드가 중국증시가 연저점을 경신하는 등 부진을 보인 여파로 -17.92%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대만펀드도 -12.35%의 수익률로 부진했다.
신한금융투자 김종철 펀드리서치팀 과장은 “상반기에 투자자들이 1700선 위에서는 매도하고, 1600선 아래에서는 매수하는 등 순발력 있게 대응을 잘한 것 같다”며 “하반기에도 펀드 환매는 지속되겠지만 자문형랩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간접투자상품이 늘고 퇴직연금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여 펀드 수탁고의 변동성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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