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프린스 재무상태 안좋지만 부친 덕에 성장할 것”
의혹이 사실로 확인
의혹이 사실로 확인
케이비(KB)국민은행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 간부가 운영하는 와인 수입업체 ‘와인프린스’에 거액을 대출한 사실이 확인됐다.(<한겨레> 7월17일치 1면 참조)
11일 국민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우제창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민은행 청운동지점은 2008년 8월 신용 6등급인 와인프린스에 3억원 대출을 조건부 승인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17억원을 대출했다. 국민은행은 2008년 8월 작성한 심사평가서에서 “(와인프린스는) 개업 이후 우수 판매처 미확보에 따라 매출 성장세가 미미했으나, 부친의 영향력 행사로 최근 대한항공, 롯데백화점 및 케이비국민은행 등 대기업과의 납품계약 성사 단계로 향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대출을 승인했다.
와인프린스의 실질적 소유주는 대표이사의 부친인 이아무개(61)씨로, 이씨는 선진연대 유럽네트워크 위원장이자 ‘유럽이명박사랑모임’ 회장을 지내는 등 선진연대의 주요 간부로 활동한 바 있다. 이씨는 지난해 강정원 전 행장이 지주 회장이 되려고 선진연대 인사들에게 줄을 대는 과정에서, 강 전 행장과 교분을 쌓은 뒤 와인 6억여원어치를 국민은행 쪽에 납품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은행 쪽은 심사평가서에서 “업력이 일천한 가운데 과거 창업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입에 의존했고, 현재 추정 재고자산 약 3억~4억원 외 총자산이 미미하며 차주 및 부친 소유의 보유 재력이 미흡해 재무융통성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도 “일정 수준(약 3억원 이상)의 자기자금 조달과 여신신청 정황 등 불가피성 등을 고려할 때 채권 미회수 위험이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건부로 대출을 승인했다. 국민은행은 “차입금 및 신용공여가 과다한 수준으로 앞으로 영업수익에 의한 차입금 상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이후 여신관리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국민은행이 와인프린스의 짧은 업력과 재무상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면서도 대출을 해준 것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윗선의 개입 여부에 대한 조사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우제창 의원은 “케이비를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인사 개입이 대출 개입으로 이어진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12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와인프린스 대표이자 소유주의 아들인 이씨와 조아무개 국민은행 청운동지점장, 와인거래를 계약한 허아무개 국민은행 마케팅지원그룹 부행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특혜 의혹을 따질 예정이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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