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들어서 진정…중 추가조처에 촉각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요동을 쳤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50원 급등한 1140.0원으로 출발해 1144원대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3.6원 내린 1126.9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금융시장은 중국의 이번 금리 인상 조처로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상승)하고 증시가 상승세로 반전한 것은, 달러화 약세를 이끌었던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기조가 여전히 유효한데다 수출업체의 달러 물량이 지속적으로 쏟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추가로 금리를 올려 긴축 정책을 본격화할지 확실치 않은데다, 이번 금리 인상이 일회성 충격으로 끝날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일단 중국의 금리 인상은 위안화 가치를 높이고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의 동반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중국의 긴축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경우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국내 증시 추락으로 이어져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내달 초에 있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앞으로 금융시장의 흐름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긴축 기조에 돌입할 경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돼 엔화의 강세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약세로 출발해 장 초반 1837선까지 밀려나기도 했으나,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사흘 만에 반등해 전날보다 13.12(0.71%) 오른 1870.44로 마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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