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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환율 전쟁터서 살아남을 투자 비법은

등록 2010-10-21 10:18

원-달러 환율 추이
원-달러 환율 추이
은행·유통 등 내수업종 강세
국외 펀드땐 환율 고정 계약
안전자산 분산 투자도 고려
최근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환율하락)하면서 재테크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원화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미국이 달러를 찍어 시중에 뿌리는 양적완화 정책을 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달러가 많이 풀리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가치는 올라간다. 환율은 채권·금리·부동산·주식·물가와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환율 변동성은 매우 심한 편이서, ‘환율은 신의 영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환율을 모르는 투자는 백전백패한다. 2008년 초 원-달러가 950원일 때 원화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내다봤다. 국외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원화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고 환헤지 계약을 맺었다가 펀드손실은 물론 선물환 수수료까지 이중으로 부담하는 피해를 봤다. 그렇다면 환율하락기의 재테크 강자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원화강세 수혜주를 찾아라 원화가 강세일 때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기업에는 부정적이다. 케이티비(KTB)투자증권 분석을 보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원화가 10원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률은 0.2%포인트씩 낮아진다.

원화가 강세라 해서 수출주를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최근 달러 약세는 모든 통화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국내 수출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오히려 엔화 강세로 한국 수출주의 이익 개선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환율 하락은 원자재 수입업종에는 긍정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음식료 업종이다. 철강·음식료·은행·유통 등 내수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 업종들은 과거에도 원화강세 시기에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철강·음식료·에너지 등 외국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업종은 원가부담이 줄어 수혜가 기대된다. 항공·유통·은행 등도 원화강세의 대표 업종들이다.

적립식 외화예금으로 위험 최소화하라 외국에 아이들을 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처럼 환율과 관계없이 외화가 꼭 필요한 실수요자가 있다. 이런 사람이라면 적립식 외화예금으로 달러를 분할 매입하는 것이 좋다.

김진관 국민은행 서초피비(PB)센터 팀장은 “적립식 외화예금은 일정액의 원화를 예치하면 그에 해당하는 외화가 통장에 적립되는 상품으로, 원화가 오르는 시기에 적립식 외화예금으로 외화를 많이 매입해 두면 원화가 떨어질 때 비싼 값에 외화를 사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외화예금은 미국 달러, 일본 엔화, 유로, 오스트레일리아 달러 등 다양한 외화로 예치할 수 있다.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도 있다. 외화예금은 입금은 매수환율이, 출금 때는 매도환율이 적용된다. 이 과정에서 1%가량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까. 미국 달러 약세는 원화가치의 상승을 부른다. 외환딜러들은 환율 동향에 좌우되는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로 한숨이 깊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까. 미국 달러 약세는 원화가치의 상승을 부른다. 외환딜러들은 환율 동향에 좌우되는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로 한숨이 깊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국외펀드 가입 때 환헤징 여부 따져봐야 국외 펀드는 원화가치가 오를 때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국외 펀드에 투자해 10%의 수익을 낸다고 해도 원화가치가 10% 이상 오른다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달러 기준으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선 원화값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선물환 계약을 맺어 환헤지를 해두면 원화 가격이 오르더라도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환헤지는 미리 계약을 통해 원화를 일정 환율에 고정하는 것이다. 가령 환율이 달러당 12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려가 그만큼 원화가치가 올랐다면 달러당 200원씩 손해를 보게 되는데 이를 미리 고정하면 막을 수 있다.

안전자산에도 관심 가져볼 수도


원화강세 시대 여윳돈이 있는 사람이라면 상대적 안전자산인 금 등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금 투자는 시중은행 상품인 골드뱅킹을 통해 투자를 할 수 있다. 골드뱅킹은 통장에 현금을 입금하면 시세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이 매수되어 금액이 아닌 무게(g)로 표시된다.

서춘수 신한은행 반포래미안 지점장은 “금값이 올라가더라도 통장에 찍힌 금의 양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금값이 올라가면 그만큼 이익이 된다”며 “하지만 국제 금 가격이 올랐다 하더라도 환율이 하락하게 되면 예금의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날 수 있어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의 10~20% 정도를 분산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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