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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3인방 입김 여전’ 정상화 걸림돌로

등록 2010-10-31 20:20수정 2010-11-01 10:48

라응찬 신한회장 사퇴 이후
류시열 회장 대행체제 출범, 라응찬·신상훈·이백순 ‘빅3’
등기이사 유지 갈등 불씨로…금감원제재·검찰수사도 변수
최고경영진끼리의 내분으로 두 달 가까이 끌어온 ‘신한사태’가 라응찬 회장의 자진사퇴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일단 류시열(72·오른쪽 사진)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특별위원회를 꾸려 사태를 수습할 길을 찾는다지만, 신한의 앞길에는 여전히 험로가 놓여 있다. 선장 대행과 함께 ‘신한호’에 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경로가 조금씩 다른데다, 금융당국 제재와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조직이 또한번 출렁일 가능성이 큰 탓이다.

신한금융의 새 사령탑에 선임된 류 회장은 일요일인 31일 출근해 지주회사의 각 부서별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류 신임 회장은 내년 3월 주총 때까지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아 사태 수습과 함께 새 지도부 선출 책임을 맡게 된다. 한국은행 출신으로 제일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을 지낸 원로 금융인으로, 최근 5년 동안 신한금융 사외이사를 지내며 라응찬 전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30일 4시간30분에 걸친 격론 끝에 류 이사를 새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하고, 사태 수습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위에는 라 전 회장, 신상훈 지주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이른바 ‘신한 3인방’을 제외한 이사진 9명이 참여한다. 특위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과 함께 차기 후계구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빈 이사회 의장은 “특위에서 지배구조와 관련된 어젠다를 충분히 토의하고 이해관계자의 의견도 듣겠다”며 “특위가 만든 안은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벌써부터 특위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된 류 회장의 특위 참가를 놓고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재일동포 사외이사 4명과 신 사장이 이사회에서 반대표(1명은 기권)를 던진데다, 재일동포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직후 점심식사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이사회 결과에 불만을 드러냈다.

라 전 회장이 내년 3월까지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며 후계구도 수립 문제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를 남겨놓은 것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라 전 회장은 특위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류 회장을 비롯해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외이사를 통해 특위 결정에 간여할 가능성이 있고, 이사회에서도 자신의 뜻을 관철할 수 있다. 라 전 회장의 등기이사직 유지에 대해 신 사장 쪽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금융당국도 매우 비판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사태의 나머지 당사자인 신상훈 사장과 이백순 행장은 재일동포 주주와 신한은행 노조의 ‘3인 동반퇴진’ 요구에도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태 수습과 차기 경영진 선임 과정에서 중립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사실 이들의 거취 문제는 검찰과 금융당국의 손에 넘어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당장 오는 4일 라 회장은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신 사장의 배임·횡령 혐의를 수사중인 검찰이 라 회장과 이 행장도 배임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해 형사처벌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라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신 사장과 이 행장도 퇴진해야 한다는 압박이 신한금융 안팎에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렇게 되면 신한은 내부적으로 또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8일부터 시작되는 금감원의 신한은행 종합검사도 신한사태 향배와 관련된 중요한 변수다. 그동안 정치권 등에서 제기된 차명계좌 1000여개의 실체와 함께 재일동포 주주들의 자금 관리와 관련된 불법적인 행위가 드러날 경우, 차기 경영진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일부 내부인사들에게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라 회장의 사퇴로 신한사태가 끝난 게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지배구조 개선과 새 지도부를 구성할 때까지 경영진 교체와 관치 개입 여지 등 헤쳐가야 할 일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류 신임 회장은 1일 취임식을 한 뒤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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