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반만에 최고…30조 넘어
증가분중 72%는 부동산PF
증가분중 72%는 부동산PF
부동산 경기침체와 기업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이 6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2.32%로 6월 말(1.94%)보다 0.38%포인트 상승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2004년 3월 말 2.5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부실채권 비율은 2008년 6월 말 0.70%였으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그해 9월 말 0.82%로 상승한 뒤 올해 초까지는 꾸준하게 1%대를 유지해왔다. 9월 말 기준 부실채권 잔액은 30조3000억원으로 6월 말(25조6000억원)보다 4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대출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72%를 차지했다.
기업과 가계 등 거의 모든 부문의 부실채권이 늘어났다. 기업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3.19%로 6월 말(2.66%)에 비해 0.53%포인트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 피에프 대출이 집중돼 있는 중소기업의 부실채권 비율은 3.80%로 6월 말(3.05%)에 비해 0.75%포인트나 늘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0.60%로 6월 말(0.50%) 대비 0.10%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 비율은 0.51%로 같은 기간 0.14%포인트 늘었다.
금감원은 부실채권 비율이 급증했지만 현재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을 고려할 때 은행 자체적으로 정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금리상승 등 외부 요인에 따라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감축하도록 지도하겠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특히 부동산 피에프 부실대출에 대해선 올해 안에 전액 정리절차가 시작될 수 있도록 별도의 부실채권 정리계획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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