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 막판 협상
25일 이전에 판가름 낼듯
산업은행은 불참 뜻 밝혀 우리금융 매각에도 영향력
26일까지 접수, 유찰될 수도 은행들 사이의 합종연횡이 급물살을 타면서 이번주 안에 금융권 지각 변동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하나금융지주는 미국의 추수감사절(25일) 이전에 협상을 끝낼 계획이다. 마침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입찰참여의향서 접수 마감이 26일이어서, 그동안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공을 들여온 하나금융으로선 외환은행과 우리금융 둘 중 어느 곳을 택할지 최종 결론을 내야 한다. 한편,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를 검토했던 산업은행은 정부의 반대로 뜻을 접었다. ■ 하나-외환, 막바지 협상중 21일 금융권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금융은 25일 이전에 외환은행 인수 여부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 가격의 범위에 대해 대주주인 론스타와 어느 정도 합의를 한 상태”라며 “실사 서류 점검을 통해 가격 할인 여부를 협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사를 위해 파견 나간 직원들은 22일 복귀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지분 51%를 인수하는 데 4조5000억~5조원가량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해 상환우선주(Convertible Preferred Stock, 계약기간이 끝나면 발행회사가 되사주는 우선주)를 발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채권 및 회사채 발행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기존 주주들의 유상증자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당분간 합병하지 않고 ‘두 은행’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을 의식한 전략이다.
■ 우리금융, 26일 접수 마감 하나금융의 ‘양다리 전략’이 이번주 안에 결론이 나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오는 26일 우리금융 입찰참여의향서(LOI) 접수가 마감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단 하나금융이 빠지더라도 매각작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중국과 유럽계 은행 6~7곳이 우리금융 매각 주간사로부터 우리금융에 대한 소개와 매각 절차를 담은 서류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금융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할 경우 입찰 일정 자체가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금융은 ‘과점 주주 컨소시엄’을 통한 독자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투자자(25%), 대·중소기업 투자자(20%),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10%), 우리사주조합(5%) 등으로 이뤄진 과점 주주 컨소시엄이 예금보험공사 소유 지분 56.97%를 전량 매입하는 방안이다. 우리금융은 지금까지 우리은행 거래 기업 등으로부터 6조원 이상의 투자의향서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부터는 우리은행 등 계열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 산은, 외환은행 인수 포기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산업은행은 사흘 만에 포기를 선언했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21일 “정부와 논의한 결과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론스타의 ‘먹튀’에 정부 소유 은행이 들러리를 서게 될 것이라는 비판을 의식해 산업은행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산은금융과 우리금융을 합치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취임 전 우리금융 인수 필요성을 주장하다 노조의 반대로 의사를 접었던 어윤대 케이비(KB)금융지주 회장도 우리금융 인수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 등 케이비 내부 문제를 예상보다 빨리 해결한 어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현 정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25일 이전에 판가름 낼듯
산업은행은 불참 뜻 밝혀 우리금융 매각에도 영향력
26일까지 접수, 유찰될 수도 은행들 사이의 합종연횡이 급물살을 타면서 이번주 안에 금융권 지각 변동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하나금융지주는 미국의 추수감사절(25일) 이전에 협상을 끝낼 계획이다. 마침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입찰참여의향서 접수 마감이 26일이어서, 그동안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공을 들여온 하나금융으로선 외환은행과 우리금융 둘 중 어느 곳을 택할지 최종 결론을 내야 한다. 한편,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를 검토했던 산업은행은 정부의 반대로 뜻을 접었다. ■ 하나-외환, 막바지 협상중 21일 금융권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금융은 25일 이전에 외환은행 인수 여부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 가격의 범위에 대해 대주주인 론스타와 어느 정도 합의를 한 상태”라며 “실사 서류 점검을 통해 가격 할인 여부를 협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사를 위해 파견 나간 직원들은 22일 복귀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지분 51%를 인수하는 데 4조5000억~5조원가량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해 상환우선주(Convertible Preferred Stock, 계약기간이 끝나면 발행회사가 되사주는 우선주)를 발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채권 및 회사채 발행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기존 주주들의 유상증자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당분간 합병하지 않고 ‘두 은행’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을 의식한 전략이다.
은행권 합종연횡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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