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파전’ 경남·광주은행 인수전도 이번주 분수령
우리 금융지주서 분리매각…26일 입찰 의향서 마감
부산·대구은행, ‘지방 1위’ 위해 경남은행 줄다리기
중국 공상은행, 광주은행 입질…지역상공인도 의욕
부산·대구은행, ‘지방 1위’ 위해 경남은행 줄다리기
중국 공상은행, 광주은행 입질…지역상공인도 의욕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메이저리그’가 있다면 ‘마이너리그’도 있다. 메이저리그에 트레이드로 나온 선수가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이라면, 마이너리그에 나온 선수는 우리금융지주에서 분리 매각되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이다. 마이너리그 인수전 역시 치열한 물밑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외 구단 격인 중국의 공상은행까지 참가해 인수전을 후끈 달구고 있다.
이번 인수전의 관전 포인트는 향후 지방은행의 패권 변화와 외국계 은행의 진출 여부로 모인다. 첫째 관심사는 트레이드 대상이 된 은행이 지역 상공인 중심으로 꾸려진 인수추진위원회에 인수돼 ‘도민은행’으로 거듭날지에 관해서다.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부산·대구은행 가운데 누가 경남은행을 인수해 지방은행 1위로 자리매김하느냐다. 마지막은 지방은행이 외국계 은행에 인수되느냐이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이번 매각에 관심을 쏟고 있다. 경남·광주은행 분리매각이 잘되고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중인 우리금융 매각 대상 지분 56.97%(인수가격 약 7조원 추정) 중 상당수 지분을 확보하면 독자 민영화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남은행 매각 건은 지방은행 1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변수다. 경남은행을 인수하는 곳은 지방은행 1위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지방은행 1·2위인 부산은행(자산 35조원)과 대구은행(자산 31조원)이 경남은행 인수에 몸이 달아 있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자기자본 100%를 인수·합병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은행 모두 경남은행을 인수합병하더라도 당분간 경남은행 이름은 그대로 유지한 채 지주사 아래에 2개 은행을 두겠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성세환 부산은행 부행장은 “정서적이나 정치적인 측면으로 보면 부산과 경남은 한 뿌리이고 시너지 효과도 제일 많아 우리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기 대구은행 전략기획부장은 “경남은행 인수에 우선 참여하고 자금 능력이 되면 광주은행까지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도 도내 중견기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22일 창원상공회의소에서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위해 경남은행이 도민은행으로 존립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광주은행 매각은 애초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세계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이 뛰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인수전이 다시 불붙고 있다. 공상은행은 시가총액 300조원, 총자산 2000조원이 넘는 세계 최대 은행이다. 공상은행은 광주은행에 단독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자 우리금융 전체를 인수하는 쪽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행은 메리츠증권 부회장 출신인 김한 행장이 인수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모투자펀드(PEF)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광주지역 상공인들도 광주은행 인수추진위원회를 꾸려 ‘향토은행 되찾자’는 모토로 인수 작업을 추진중이다.
매물로 나온 은행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송기진 광주은행장은 “매각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기업 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브랜드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노력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우리금융지주와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의견을 존중하고 따르겠다”고 말했다. 문동성 경남은행장은 “가타부타 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상기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지금 매각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예보는 우리금융지주 발행 주식 전량 및 우리금융이 보유한 경남·광주은행 발행 주식 100%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경남·광주은행은 ‘50%+1주 이상 지분 인수 또는 합병’을 최소 입찰 규모로 제시했다. 입찰참여의향서(LOI) 접수 마감은 26일이다.
정혁준 김수헌 최혜정 기자 june@hani.co.kr
정혁준 김수헌 최혜정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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