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은행 아닌 모기업 넥스젠 임원 작성
넥스젠캐피털은 현대 지분 5% 보유해
넥스젠캐피털은 현대 지분 5% 보유해
현대그룹이 지난 3일 채권단에 제출한 프랑스 나틱시스 은행 대출확인서의 서명을 나틱시스 은행 임원이 아니라 모기업인 넥스젠그룹 소속 계열사의 임원이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이 나틱시스 은행에서 빌렸다고 주장하는 1조2000억원의 실체에 대한 논란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제출한 대출확인서가 양해각서(MOU) 유지에 부합하는지 법률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5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그룹이 채권단에 제출한 대출확인서 서명자는 제롬 비에와 프랑수아 로베로, 이들은 넥스젠캐피털과 넥스젠재보험의 등기이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젠캐피털은 나틱시스 은행의 100% 자회사로 인수합병과 관련한 구조화 금융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이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넥스젠캐피털이 중요한 구실을 했다는 시장의 소문이 사실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현대그룹과 주식 스와프거래를 통해 현대그룹 지분 5%를 보유한 넥스젠캐피털이 나틱시스 은행에 담보를 제공하고 현대그룹이 대출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현대증권 노조도 지난달 19일 “시장의 소문처럼 이 자금이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그룹과 지분계약을 한 넥스젠캐피털의 자금이라면 현대그룹에 매우 불리한 조건일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그룹 관계자는 “대출확인서에 서명한 사람은 넥스젠뿐 아니라 나틱시스 은행에서도 겸직하고 있어, 나틱시스 은행 소속이 맞다”고 주장했다.
한편,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열린 출입기자단 세미나에서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자금 출처 논란과 관련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일을 채권단이 방치한다면 과거 대우건설 때와 같은 불미스런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