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이하여신 90% 급증…기업 구조조정도 영향
올 들어 금융권의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동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2일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이 30조3410억원으로 지난해 말(15조9553억원)보다 90.2% 급증했다고 밝혔다. 고정이하여신은 원리금 상환이 3개월(저축은행은 6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로, 사실상 부실채권을 말한다.
저축은행의 경우, 고정이하여신이 6조3187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564억원)보다 4.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지난 6월 말 자산관리공사가 피에프(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채권을 대거 매입한 직후엔 5조원대로 줄었으나,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카드회사 등 여신전문회사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올 들어 31.7% 늘었고, 신용협동조합도 1조330억원으로 2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험사와 투자매매회사 등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경기 악화와 본격화된 기업 구조조정 등을 부실채권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은행권은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2.32%로 비교적 낮은데다 자체 흡수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예산으로 확보한 구조조정기금 1조원 외에 나머지 부실채권은 자체적인 시장 매각이나 민간 배드뱅크인 유암코를 통해 해소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부동산 피에프 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의 경우, 자체 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3조5000억원의 구조조정기금을 통해 부실채권 해소에 나설 방침이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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