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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집값 바닥론에 대출 급증…‘거품’ 다시 커지나

등록 2010-12-21 10:13

DTI 규제 완화 4개월만에 급매물 사라지고 값 올라
주택대출 연체율 상승세…금리상승땐 부담 더 커져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최근 부동산 거래 건수와 주택담보대출 규모 등 부동산 관련 통계치들이 일제히 ‘위험 신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거래 확대와 매맷값 상승세를 타고 ‘부동산 바닥론’이 확산되면서 시중은행 창구에는 요즘 주택담보대출 문의가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움직임은 정부가 지난 8월 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조처를 내놓으며, 빚을 내 주택을 사도록 부추긴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다.

20일 서울 목동의 한 시중은행 창구 직원은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 상담은 하루 1~2건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10여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강북의 한 시중은행 직원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전에 대출을 받아 더 큰 아파트로 옮기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얘기했다.

우하향 하던 부동산 지표들은 8·29 대책 이후 우상향 하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281조9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조9000억원 늘었다. 이번달 들어서도 지난 16일까지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이 5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디티아이 조회 건수도 급증했다. 디티아이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에 대해 금융기관은 국토해양부에 신청자의 주택소유 현황(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을 조회해야 한다. 이에 따른 금융기관 조회 건수가 지난 9월(1141건), 10월(1686건), 11월(2109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11월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5만3558건으로 전달보다 30%가량 늘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서울·수도권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급매물도 자취를 감췄다. 8·29 대책 이후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굳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집값 상승세는 당연히 뒤따르는 결과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디티아이 완화로 시장에서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모르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거래량이 터지기 시작했고 악성매물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권은 대출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여, 자칫 가계부채 문제의 악화 우려를 낳고 있다. 20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추이를 보면, 국민은행의 3년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12~6.42%로 1주일새 0.16%포인트나 올랐다. 다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0.05~0.21%포인트 올랐다. 빨간불은 이미 켜졌다. 금융감독원 분석을 보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연말 0.33%에서 올해 6월 말 0.44%, 9월 말 0.58%, 10월 말 0.63% 등으로 계속 상승중이다.

이에 따라 디티아이 규제 철폐 정책을 되돌리거나 내년 3월 이후 디티아이 규제를 연장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금융수단을 부동산 경기 변동에 대응하는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현환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디티아이 규제 완화로 주택거래가 정상화하는 단계라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고 있어 3월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원갑 소장은 “민간에서는 3월 이후에도 디티아이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 정부가 3월까지만 규제를 철폐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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