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강화…대손충당금 높여
금융당국이 최근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카드업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앞으로 카드사들의 모집질서와 관련된 단속을 강화하고 단속 횟수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흑석동 중앙대에서 열린 대한금융공학회 학술대회 기조연설 뒤 기자들과 만나 “카드 판매비가 총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아 문제”라며 “카드론 대출도 많이 늘었는데 충당금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의 ‘경고’는 최근 카드회사들이 앞다퉈 외형경쟁에 나서면서 ‘제2의 카드대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카드사의 총수익에서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8.8%에서 올 3분기 24.9%로 상승했다. 이에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최근 카드회사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마케팅 비용 급증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일단 연회비 면제와 무이자 할부, 사은품 제공 등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지표에 대한 세부적인 감시를 벌여, 특정 항목에 지출되는 비용이 급증하면 바로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필요한 경우엔 카드사의 마케팅 실태에 대한 부분검사도 할 방침이다. 또 카드회사들의 과도한 현금대출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현금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들어 카드론이 3조1000억원 정도 늘어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연체율이 2% 안팎에 불과해 건전성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잠재위험 요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