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출구전략 신호탄” 분석도
한국은행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8조5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1조원 줄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정례회의를 열어 총액한도대출 가운데 정부의 중소기업 패스트트랙(신속지원) 프로그램과 연계된 특별지원한도 2조원을 내년 1분기부터 1조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총액한도대출은 중소기업 대출지원 실적에 연계해 한은이 저금리(현재 연 1.25%)로 은행에 자금을 배정해 주는 제도다.
한국은행의 총액대출한도 축소는 시중은행에 공급한 유동성 회수를 의미한다. 특히 패스트트랙과 연계된 대출 한도를 줄인 것은 당국이 중소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을 거두고 구조조정을 촉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부도업체 수는 153개로 1년7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해, 정부의 지원으로 연명해온 한계기업이 서서히 퇴출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선 한은의 총액대출한도 축소가 기준금리 인상 본격화 등 출구전략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의 통화긴축 의지가 확인된 것”이라며 “기준금리 정상화가 임박했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염상훈 에스케이(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축소는 한국은행의 긴축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한은이 내년 1분기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채권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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