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분기 은행에 공문
비거치식 대출도 유도키로
비거치식 대출도 유도키로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원금 상환 없이 거치기간만 연장해 이자만 내는 대출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금융감독원은 26일 가계대출 구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거치기간 연장을 자제하도록 하는 지도공문을 시중은행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은 대개 3~5년의 거치기간(이자만 갚는 기간)을 두고 10~15년 동안 분할상환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을 취급해왔다. 지난 6월 말 현재 분할상환 대출의 84%가 거치기간을 두고 이자만 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원금 상환 없이 거치기간만 연장할 경우, 상환부담이 일시에 몰려 충격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또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로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빚을 갚기 위해 집을 팔게 되고, 매물이 늘면서 주택경기는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앞으로 거치기간이 끝나는 가계대출에 대해선 거치기간 연장을 자제하도록 은행들을 지도할 방침이다. 또 새로운 대출상품을 판매할 때도 거치기간이 없는 비거치식 대출상품의 판매를 늘려 거치식 대출 비중을 떨어뜨리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현재 3~5년인 거치기간도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줄여나가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 거치기간을 없애거나 줄이면,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원금 상환이 어려운 대출자에게 거치기간을 연장해주는 경우가 많아, 이런 관행이 중단되면 가계대출 연체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과 금리 상황을 점검해 도입 시기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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